盧대통령님, ‘易地思之’하니 수령독재도 이해됩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그의 바람대로 북한 체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다 아는 수령절대주의 ‘장군님 체제’를 노대통령은 아직도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가. 남북정상회담 내내 체제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더니 체제과시용 아리랑 공연을 보고 박수까지 쳤다. 동석한 김영남 최고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의 친절한 설명까지 들으며 말이다.

이번 회담에서 대통령은 유독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을 자주 인용했다.

“말 한마디라도 상대를 존중해서 하고 역지사지 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경우라도 대화와 협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2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환영만찬)

“개성공단의 경우 우리 식의 관점이, 북이 볼 때는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역지사지 하지 않은 표현”(3일 남측수행단 오찬)

노대통령이 역지사지를 강조하는 이유는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이해해야 비로소 평화와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아리랑 공연’ 관람도 북한 체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에 따른 행동이다.

그러나 진정 사실이 그런가? 북한 체제를 이해하려면 김정일뿐 아니라 주민들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된다. 지금 노대통령의 시야에는 김정일만 있고 2300만 북한 인민들은 안중에 없다.

결국 저 정도의 수준이 OECD 회원국에 세계 무역교역 11위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다. 김정일 정권과 북한 인민들의 삶의 실태를 구분도 못하는 지도자를 우리는 대통령이랍시고 쳐다보고 있다. 이것이 현 남북관계의 현실이다.

‘아리랑 공연’은 김일성, 김정일의 체제선전극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안다.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은 ‘아동학대’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북한체제는 역시사지로 보고, 북한 아동들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역지사지 못한다.

대집단 체조에 참석해본 탈북자 한성주씨는 “노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학생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공부는 하고 있는지,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것인지를 물어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역지사지를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이야기다.

노대통령이 6만 여명의 군무를 보며 박수까지 쳤다고 하니 ‘아리랑’ 관람 소감이 어떤지 정말 궁금하다.

“역지사지 해보니 아동학대는 없었고, 역시사지 해보니 김정일 체제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역지사지 해보니 북한주민들은 수령독재에서도 잘 살아가겠더라”라고 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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