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김 부상, 가방은 어디 있소?”

“나는 준비가 됐소. (베이징으로 갈) 가방은 어디 있소(Where is your bag)?”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도쿄(東京)에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며 이 같은 말을 던진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은 힐 차관보는 유명환(柳明桓) 외교부 제1차관과의 면담에 앞서 외교부 당국자들과 환담을 가지면서 도쿄에서의 ‘일화’를 이같이 소개했다.

힐 차관보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를 계기로 지난 10일 도쿄에 도착한 이후 “베이징으로 갈 짐을 이미 챙겨놨다”고 거듭 강조하며 북측의 조건없는 회담 복귀를 촉구한 바 있다.

힐 차관보는 지난 11일 도쿄 미타하우스에서 열린 NEACD 회의에서 동북아 안보와 관련한 기조연설을 끝낸 직후 곧바로 회의장으로 들어선 김 부상과 약 1분간에 걸쳐 ‘조우’했다.

당초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서로 말을 붙이지 않고 스쳐지나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악수와 함께 짧지만 ‘뼈있는’ 말을 주고 받았다는 것이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힐 차관보에 이어 기조연설을 위해 회의장에 들어선 김 부상은 돌아가려는 힐 차관보에 “내 연설을 듣고 가라”며 말을 걸었고 힐 차관보는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의 미중 수석대표 회동이 있다며 회의장을 나서 두 사람간의 ‘조우’는 1분만에 끝났다.

한편 힐 차관보는 이날 유 차관과의 면담에 앞서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동결된 북한의 2천400만달러는 6자회담이 재개되면 1주일치의 에너지 지원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북측에 현명한 선택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이 셈(arithmetic)을 모르든지 아직 충분한 숙고를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또 손가락에 붕대를 한 기자에게 “누군가 언론의 손을 물었나 보다”는 농담을 던져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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