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北, 구체 논의 용의 시사”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내주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이 9.19 공동성명 이행 방안을 “세부적으로(in specifics) 다룰” 용의를 시사하고 있지만 북핵 협상은 “매우 어려운 협상”이므로 “성공을 예단하거나 낙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13일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러나 매일 중국측과 접촉한 결과 이번 6자회담 첫 회의에서 이뤄야 하는 “구체적 진전” 목표에 관해 미.중 양국이 “상당히 중첩”되거나 “같을 정도로 근접”했다며 지난 수주간 양국간 협력이 6자회담 개시 이래 “유례없는”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는 지속된다는 것에 중국측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노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금까지 6자회담 각 참여국과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미국측의 “세부적인” 구상들을 모든 참여국이 알게 됐다며, 이번 회담 첫 회기에 “측정이 가능한(measurable)”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회견에서 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구체’, ‘실질’, ‘상당한’ 등의 뜻을 가진 다양한 표현을 동원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에 대해 힐 차관보는 이미 자신은 물론 중국을 비롯해 다른 참여국들도 이를 부인하는 입장을 북한측에 명확히 했다며 북한이 “6자회담을 손상.후퇴시킨 행동(핵실험)의 결과로 추가적인 대가를 추구해선 안되며” ‘협상 출발점은 9.19 성명’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과 접촉 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지만 “6자회담의 목적은 비핵화 달성에 있다”고 말했다.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와 관련, 힐 차관보는 10월31일 베이징(北京) 회동에서 6자회담과 별도로 북미 “양자 메커니즘이나 실무그룹”을 구성해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제안했다고 밝히고 이번 6자회담 때 미 재무부 주도의 “북.미간 별도의 양자 메커니즘을 통해 BDA 문제에 대한 예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이 문제의 해결은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할지와 일부는 법적인 문제에 달려 있다”고 말해 북한의 달러위조 등 불법행위 중단 약속과 그동안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적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이 문제에 관해 “상당한 논의”를 한 결과 11월 하순 북미 회동에선 북한이 “미국 입장이 뭔지 알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8일 6자회담 본회의에 앞서 17일 밤(베이징 시각) 예비회의가 열릴 것이며, 자신은 회담에 앞서 북한 대표단을 비롯해 각국 대표단과 양자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 가는 길에 도쿄(東京)와 가능하면 서울을 들러 두 나라 수석대표들과 사전 협의도 할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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