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일정 ‘들쭉날쭉’…’합의문’은 4일 오전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은 3일,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연기해달라는 김정일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고 당초대로 2박3일 일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기로 결정했다.

노 대통령과 김정일은 이날 오후 2시45분부터 4시25분까지 진행된 오후 회담에서 김정일이 노 대통령의 평양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할 것을 제안한 것과 관련했지만 논의 결과, 당초대로 노 대통령이 2박3일 평양일정을 소화하고 4일 오후 귀경하기로 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천 대변인은 “김정일이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정일은 4일 낮 노 대통령을 환송하는 오찬을 베풀겠다고 밝혔다. 또한 노 대통령과 김정일은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을 늦어도 4일 낮 환송오찬 전까지 선언 형식으로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정상회담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김 위원장이 ‘내일(4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 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해, 5일 오전 서울로 돌아갈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큰 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한 채 “참모들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북측이 회담 연장을 요청한 배경을 놓고 전문가들은 “나름대로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여러 준비를 했는데, 날씨 등 여러 이유로 일정이 취소되자 이를 모두 소화하기 위해 회담연기를 제안한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특히, 북측은 노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을 요청하며 일부 내용을 각색하는 등 많은 준비를 했지만, 이날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비가 그치지 않아 공연이 취소될 수밖에 없게 되자 회담을 하루 연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30분, ‘아동 학대’ 공연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아리랑 공연’을 남측 수행원들과 함께 관람할 예정이었다.

이와 함께, 북측이 회담을 연기한 배경에는 갑작스런 연장 제안으로 노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고, 회담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인 제스처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북측의 의도와 상관 없이 우리 정부가 김정일의 전격적인 회담 연장 제안을 뿌리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윤 수석이 오후 3시36분 북측의 회담 연장 제안을 발표했을 당시에만 하더라도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대체로 회담 연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채 1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오후 4시42분께 북측의 회담 연장을 수용하지 않고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평양발 속보가 날라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북측의 회담 연장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이유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