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북한민주화 위원장 자택에서 숨져

황장엽(87)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전 노동당 비서)이 10일 오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국은 심장마비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황 위원장을 경호하던 경찰 보안요원은 “황씨가 욕실 안에서 인기척이 없어 확인 차 들어갔더니 좌욕을 하는 자세로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최근 황 위원장은 북한의 3대세습에 대해 큰 분노를 표해왔고 국내 좌파인사나 단체들이 이에 침묵하는 것을 비판하는 개인 논평을 발표하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이번 주까지도 노령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과 2시간 가까이 정기적인 철학 세미나를 진행했고, 탈북자를 대상으로 시국강연을 진행할 정도로 건강을 과시해왔다.


이달 6일 황 위원장의 강연을 들은 NK지식인연대 강재혁 사무국장은 “지난 수요일에 황 위원장을 만났을 때만 해도 매우 건강하고 평상시와 다름이 없는 모습이었다”면서 “당대표자회나 3대세습에 대해 매우 어리석은 행위고 민족의 수치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을 향해 열심히 살자고 격려도 하고 유머도 섞어서 말씀하실 정도였는데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강연을 듣기 위해 참석한 자신의 전직 경호 담당자에게도 “나를 감시했는지 지켰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강연을 듣기 위해 함께 참석해줘 고맙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었을 정도였다는 것. 


황 위원장은 국내에 입국한 최고위층 북한 인사로 전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와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등을 역임하고 1997년 국내에 입국했다. 공교롭게도 황 위원장이 사망한 이날 오전 북한에서는 그가 비서를 지낸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을 기념해 김정일과 후계자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열병식과 군사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황 위원장 사망소식을 접한 한 탈북자는 “북한민주화를 위한 탈북자의 기둥이 쓰러진 느낌이 든다”면서 “모진 세월을 잘 이겨내오셨는데 모든 탈북자들의 이름으로 명복을 빌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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