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금강산 사태·대북사업’ 입장표명 돌연 취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예정된 고(故) 정몽헌 회장 5주기 추모 행사에 돌연 불참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됐던 금강산 피살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과 향후 대북사업에 대한 입장 표명도 취소됐다.

현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전날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에 체류하고 있는 남한 인원을 선별 추방하고 군사분계선 통행을 엄격히 통제할 것이라는 강경입장을 밝힘에 따라 다시 숙고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이날 오전 고 정몽헌 회장의 금강산 추모비에서 추모 행사를 하기 위해 임직원 22명과 방북했다. 이날 오후 추모 행사를 가진 뒤 내일중 귀경할 예정이다.

현대아산은 “순수한 추모행사”로 북한과 별도 접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강연 현대아산 부사장은 북측의 불필요한 남측 인원의 추방 방침과 상관없이 금강산 관광 지구 내 인원을 단계적으로 철수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연 부사장은 3일 “현대아산은 금강산 현지 비상인력 운영계획을 사고 직후 수립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정부와 협력해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금강산 현지 인력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전했다.

이 부사장은 “우선적으로 관광객을 접대하는 인원들을 철수시켜왔다”면서 “앞으로 사태 추이를 보면서 장기화된다면 좀 더 많은 인력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강산 현지 인력은 7월 11일 금강산 피격 사망 사고 이후 3일까지 515명이 철수했으며 이 가운데 남측 인원이 479명, 외국인이 36명이다. 또한 조선족 등 외국인들은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철수시킬 예정이다.

현대아산 직원 47명을 포함한 262명의 남측 인원은 현재 금강산에 남아 시설 유지 또는 관광 재개시 필요한 사전 준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우리는 매일 금강산에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과 한차례씩 면담을 하고 있다”면서 “명승지지도국에서도 우리에게 ‘담화문은 방송을 듣고 알았다. 나중에 파악되면 말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불필요한 남측 인원을 북측이 추방한다는 내용은 남측과 기본 합의에는 없는 것”이라면서 “불필요한 인원이 누구를 말하는지 우리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동포라도 숙련 노동자이기 때문에 필수요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강산 사태 장기화와 관련해 “사태 진행에 따라 장기화됐을 경우도 계획을 세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관광이 다시 시작되더라도 상당기간 관광수요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이 ‘사소한 적대행위에 대하여 강한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관광객들의 불안감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은 피격사건 발생 이후 하루 3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