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동결은 BDA해결 후 30일”…北셈법 눈길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자금과 관련한 미국의 최종해법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끝까지 자신들의 셈법을 고수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지난 8일부터 3박4일간 방북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 일행에게 영변 원자로 폐쇄를 포함한 자신들의 의무를 규정한 ’60일 이행시한’을 30일 연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가 11일 밝혔다.

앞서 NBC뉴스에 따르면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리처드슨 일행과 만찬 자리에서 30일 내에 영변 원자로 폐쇄작업에 착수할 수 있지만 초기조치 이행시한인 14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측의 이같은 입장은 BDA 자금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시점부터 향후 30일 내에 영변 원자로 폐쇄작업을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일정은 이미 지난 1월 김계관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간 베를린 회담 때부터 고수되어온 원칙.

초기이행조치의 총기한을 60일로 하고 그 중간인 30일이 되는 시점에서 BDA해제라는 미국의 적대정책 변화를 보고 나머지 기간 핵동결이라는 행동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BDA자금을 찾을 수 있는 시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초기이행조치가 이행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북한은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행동과 기일을 지키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미 그동안 보여온 BDA해법에 있어서도 북한의 셈법은 미국이나 6자회담 참가국들과 다르다.

BDA에 대한 미국의 해법은 조사를 끝내는 것이었다면 북한은 BDA 자금을 손에 넣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10일 “우리 입장에서 BDA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재무부의 조사를 끝낸다는 차원이었다면 북한이 생각하는 BDA문제 해결의 개념은 돈을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며 “북한의 해석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해석을 뛰어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에 대한 대미 불신으로부터 자유자재로 BDA자금을 찾을 수 있기 전에는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는 것.

북한의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 실제로 2.13합의 30일 내에 BDA자금을 손에 넣지 못했다.

북미 양국이 지난달 19일 합의한 BDA해법 중 하나는 북측 자금 2천500만달러를 BDA와 무관한 조선무역은행의 중국은행 내 계좌로 일괄 송금하는 것이었지만 중국은행의 거부로 실현되지 못했다.

결국 초기이행조치 마감시한인 14일을 나흘 앞두고서야 북한이 원하는대로 전액을 찾아갈 수 있는 BDA 최종해법이 마련돼 북한은 비로소 이 자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만약 3.19해법에 만족해 곧바로 초기조치 이행에 착수했다면 기술적인 이유를 내세워 BDA자금을 손에 넣는 것이 차일피일 미뤄졌을 것이며 BDA자금의 ‘불법 꼬리표’를 떼고 미국의 ‘백기투항’도 받아내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BDA 해결과정을 지켜보면서 북한은 ‘동시행동원칙’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절감했을 것이며 앞으로도 BDA몽니와 같은 벼랑끝 전술을 구사해서라도 끝까지 참가국들의 할 바를 실현시키는 전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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