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전사 재인식’ 영향 파괴적”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의 논리는 변종 근대주의에 불과하며 ’재인식’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명백히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다.”

최근 출간된 ’근대를 다시 읽는다’(역사비평사 펴냄)는 ’해방전후사의 인식’(인식)의 폐쇄적 민족주의와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재인식)의 근대 국가주의를 모두 비판하며 ’식민지 근대’라는 문제틀로 근현대를 새로 볼 것을 요구하고있다.

이 책은 ’인식’과 ’재인식’에 이어 다시 한국의 근현대사를 근본으로부터 사유하고자 하는 학자들의 시도로, 일제강점기부터 박정희 시기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국내 학자 28명의 논문을 수록했다.

그러나 책을 엮은 성균관대 윤해동ㆍ천정환 교수, 동덕여대 허 수 교수, 국사편찬위원회 황병주 편사연구사, 인하대 윤대석 박사 등은 책의 머리말에서 ’인식’의 민족주의적 역사관 보다는 ’재인식’의 국가주의에 비판의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끈다.

올해 초 ’인식 대 재인식’ 논쟁 이후 ’재인식’에 대한 새로운 비판이다.

이들은 “’재인식’이 한국 학계와 사회를 냉전적인 진영논리로 채색해서 오늘날 ’재인식’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명백히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라고 주장한다. ’재인식’의 논리는 ’변종 근대주의’이며 ’우익적 국가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은 “’재인식’은 김대중 정권 이후에 의식화ㆍ행동화한 ’보수우익’의 정치적 이해에 복무하면서 시대착오적인 좌우대립에 편승하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이 책이 소위 ’뉴 라이트’의 역사교과서인 양 읽히고 있다는 것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재인식’의 퇴행성에는 논리적 빈곤과 역사해석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면서 ’재인식’이 ’인식’의 민족지상주의에 맞서 배타적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건전한 애국주의를 함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재인식’은 ’인식’의 문제를 조금도 극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인식’을 다시 정당화하는 기능까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들은 “애초에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명확하게 분리될 수 있는지부터 의문”이라면서 “’재인식’의 논리적 기저에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낡은 사고방식, 즉 근대국가는 문명의 상징이고 민족은 전근대적 야만의 상징이라는 이분법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근현대 역사관을 두고 벌어진 최근의 논쟁이 “변형된 국가주의가 통일을 절대시하며 북한체제를 무조건 긍정해온 민족주의와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꼴”이라고 빗댄 이들은 “이는 무의미한 거짓 대립이며 ’재인식’의 논리는 변종 근대주의에 불과하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재인식’의 논리를 ’변종 근대주의’라 규정한 이들의 비판은 탈근대론으로서의 ’재인식’의 기획은 사실상 ’실패’라고 규정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과제는 개발지상주의와 국가주의로 요약되는 근대주의와 제국주의의 쌍생아로서의 민족주의, 이 양자를 모두 넘어서 역사를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 일”이라고 ’근대를 다시 읽는다’의 출간 취지를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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