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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전후사의 재인식』 공동 저자 서울대 박지향 교수는 “통일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민족지상주의의 폐해”라며 “북한에 대해 모든 것을 인정해주고 북한의 잘못에 대해 눈감는 것이 민족지상주의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6일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한국 현대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박 교수는 “민족이라는 개념과 민족주의가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을 고쳐주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정치적 선언문
박지향 교수는『해방전후사의 인식』에 대해 “7, 80년대 민중과 민족을 주축으로 한 역사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식』은 사료와 자료를 근거로 한 학문적 성과라기보다 강렬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선언문이었다”고 비판했다.
『인식』은 민족적 모순의 극복, 곧 민족통일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소명이며 그것은 민중의 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연성을 주장하고, 친일파에 대한 단죄와 해방 후 남한에서 일어난 국가 성립과정을 극단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인식』의 문제점이 지난 20여 년 동안 학문적 연구에 의해 수정되어 왔다”며 “그러나 학계의 최신 논의를 알리 없는 정치인들이 예전 시각을 그대로 가진 채 과거사 청산을 둘러싼 현재의 정책결정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역사학을 사실의 추구에 두지 않고 현실적 ∙ 정치적 이념에 봉사하는 것에 두는 잘못된 생각이 현재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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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일 이분법 어려워”
박 교수는 “친일과 반일은 이분법적으로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며 “(일제시대는) 민족을 의식하면서 동시에 친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를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편협하지 않고 조급하지 않은 태도”라며 “유럽의 역사는 전제왕정으로부터 시민사회의 발달과 민주주의의 성립에 이르는 과정을 수세기에 걸쳐 진행시킨 반해, 우리는 단 수십 년만에 치뤄야 했고 많은 무리가 따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제시기 역사인식에 대해 “(그동안) 일제시대의 식민통치에 대해 가해와 피해, 억압과 핍박, 협력과 저항 등 이분법적으로 재단해왔다”고 평가하면서 “모든 것을 일제의 잔재로 보는 것은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식민지배자를 압도적 존재로 부각하는 것은 우리를 대단히 피동적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학자가 할 일, 정치인들 끼어들지 말라”
박 교수는 『재인식』은 해방 후 한국 사회가 어느 쪽으로 갈지 모르는 혼동에서 시작하여 암중모색 속에 여기까지 온 과정을 될 수 있는대로 객관적으로 보여주려 하며, 그것이 그렇게 부끄러운 과정은 아니었다는 점을 이해시키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식』은) 분단의 책임을 미국과 남한의 우파에게 돌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분단은 ‘냉전’이라고 하는 국제정서와 좌,우가 타협할 수 없었던 국내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분단의 책임이 미국에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중요한 역사적 계기 때마다 책임을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우리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면서 미국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과거사 청산에 대해 지적하며 “학자들이 할 일이 아직도 많다”며 “정치인들은 끼어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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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일 이분법 어려워”
박 교수는 “친일과 반일은 이분법적으로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며 “(일제시대는) 민족을 의식하면서 동시에 친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를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편협하지 않고 조급하지 않은 태도”라며 “유럽의 역사는 전제왕정으로부터 시민사회의 발달과 민주주의의 성립에 이르는 과정을 수세기에 걸쳐 진행시킨 반해, 우리는 단 수십 년만에 치뤄야 했고 많은 무리가 따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제시기 역사인식에 대해 “(그동안) 일제시대의 식민통치에 대해 가해와 피해, 억압과 핍박, 협력과 저항 등 이분법적으로 재단해왔다”고 평가하면서 “모든 것을 일제의 잔재로 보는 것은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식민지배자를 압도적 존재로 부각하는 것은 우리를 대단히 피동적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학자가 할 일, 정치인들 끼어들지 말라”
박 교수는 『재인식』은 해방 후 한국 사회가 어느 쪽으로 갈지 모르는 혼동에서 시작하여 암중모색 속에 여기까지 온 과정을 될 수 있는대로 객관적으로 보여주려 하며, 그것이 그렇게 부끄러운 과정은 아니었다는 점을 이해시키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식』은) 분단의 책임을 미국과 남한의 우파에게 돌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분단은 ‘냉전’이라고 하는 국제정서와 좌,우가 타협할 수 없었던 국내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분단의 책임이 미국에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중요한 역사적 계기 때마다 책임을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우리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면서 미국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과거사 청산에 대해 지적하며 “학자들이 할 일이 아직도 많다”며 “정치인들은 끼어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