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이혼’ vs ‘당사수’…통진 內戰 격화

통합진보당 신당권파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맞서 구당권파가 ‘당사수를 위한 당원비상회의’를 발족하고, 본격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심상정 의원 등 신당권파가 이달 말까지 신당 창당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하고 내달까지 창당을 마무리하기로 하는 등 속도를 높이자 구당권파도 조직을 정비해 ‘세(勢)’ 대결에 나서면서 내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비상회의는 전날 발족식에서 유선희·이혜선 최고위원을 공동대표로, 이상규 의원을 대변인으로 각각 선임한 데 이어 9일 오후 국회에서 소속 의원 및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공식회의를 열고,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4.11총선을 앞두고 서울 관악을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진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 부정 혐의로 경찰이 소환을 예고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는 이정희 전 대표도 비상회의에 참석해 당 사수에 힘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당권파는 이날 회의에서 신당권파가 반대하는 중앙위원회의 성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구당권파는 중앙위원회의에서 당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신당권파는 지난 5월 12일 중앙위 폭력사태의 책임이 있는 중앙위원들을 징계하려는 중앙당기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바꿔 징계를 무력화시키려는 속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현재 내전(內戰)에 돌입한 신당권파와 구당권파의 갈등 봉합은 불가능해 보인다. 신당권파는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에 구당권파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다고 해도 신당 창당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를 지금 만들어왔는데, 뭐 지금 어떤 전향적인 대안을 낸다는 것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당권파는 박원석·정진후·서기호 비례대표 의원들의 직을 유지하면서 신당을 창당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이 해산되거나 제명, 출당이 돼야 하는데 구당권파가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전망은 밝지 않다.


심상정 의원도 “(당 해산은)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요. 또 제명 출당 같은 경우에는 지금 13명 중에서 지난번(이석기·김재연 제명)에도 혁신의원 숫자가 한 명 부족해서 부결된 거잖아요, 그래서 좀 쉽지 않다”고 했다. 제명, 출당의 경우 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


또한 통진당 당헌·당규는 당을 해산하려면 당원 총투표를 실시, 당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통진당의 인적 구조상 구당권파가 동의하지 않으면 해산은 이뤄지지 않는다.


현재 신당권파가 민주노총, 농민회 등을 접촉하면서 ‘해산 후 재창당’에 필요한 최소 필요조건인 ‘세(勢)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당권파도 신당권파의 구상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상규 의원은 8일 기자회견에서 “당에 남아있을 생각도 없으면서 의원직을 고수하겠다는 것 하나로 당에 남겠다는 것은 기막힌 반전이고 아이러니”라면서, 탈당을 종용했다.


특히 그는 이·김 의원의 제명을 통한 봉합 방법에 대해서도 “제명을 추진하고 두 의원을 죽이려고 했던 그 분들이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이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맞선 상황이다.


‘합의이혼’을 추진하는 신당권파에 맞서 구당권파가 세 결집과 동시에 여론전에 돌입함에 따라 당분간 통합진보당의 내홍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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