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렬 “2·13 이행 위해 美 경제제재 다 풀어야”

▲ 4일 런던을 방문한 한성렬 북한 군축평화연구소 대리소장 ⓒ연합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초청으로 런던을 방문한 한성렬(53) 북한 군축평화연구소 대리소장은 4일 “미국의 정책이 뒤늦게나마 변하는 방향으로 나가니까 다행스럽다”며 북미관계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미국통인 한 소장은 이날 런던 주재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6자회담과 2.13 합의의 이행도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Better later than never(아무 일도 없는 것보다 늦었어도 달라지는 게 낫다)”라는 영어식 표현으로 논평했다.

한 소장은 그러나 “단순히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 자금만 해제됐을 뿐 아직 미국의 경제제재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며 2.13 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경제제재가 다 해결되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져야 하며, 미국이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수교 전망에 대해 “미국측에 달려 있다”며 “미국이 진짜 핵문제를 풀려는 목적과 의지가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 소장은 이날 채텀하우스에서 영국내 북한 전문가, 언론인, 외교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30분동안 열린 강연에서 ‘한반도 통일과 현 남북관계’, ‘한반도의 안보:핵문제와 6자회담’, 두 주제에 대해 강의하고 비공개 조건으로 참석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한 소장은 강연에서 “북한이 금융제재의 해제에 그렇게 큰 중요성을 둔 이유는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기꺼이 버릴 태세가 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며 “금융제재 해제는 동결자금의 송금이라는 기술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6자회담과 9.19 공동성명의 이행과 직접 연관된 정치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의 성공이나 실패는 북한과 미국 사이 관계에 크게 달려 있다”며 “일방적인 제재나 집단적인 압력은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대화와 협상 과정을 방해하고 긴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장은 “동아시아 안보는 냉전시대 관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며 이 지역의 갈등을 없애기 위해선 ▲한반도 분단을 종식하고 ▲미국이 군사 헤게모니 전략을 평화 전략으로 바꿔야 하며 ▲북한, 일본, 미국 사이 적대적 관계가 해소돼야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특히 미국 정부의 대북한 적대정책에 핵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비난하며 미군의 한반도 철수, 미국과 북한 사이에 동시적 불신완화 조치가 있어야 비핵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2일 영국에 도착한 한 소장은 3일 케임브리지대학 동아시아연구소 학자들과 모임을 가졌고, 4일 채텀하우스 강연을 마치고 5일 평양으로 출발한다. 한 소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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