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6개월> 한미 맑음.북미 흐림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6개월을 맞은 한미, 북미관계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전 나왔던 예상과는 다르다.

미국에서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미 간에는 긴장도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어느 때보다 두터운 동맹관계 구축이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방주의 탈피를 선언한 오바마 정부의 출범으로 북미관계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오히려 지금까지는 거꾸로였다.

오바마 정부는 출범 직후 스마트외교 기조에 발맞춰 북한에도 `대화와 포용(engage)’의 기조로 적극적인 접근 정책을 펼쳤다.

북한문제를 전담하는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을 신설하고, 스티븐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방북 의사를 수차례 피력하며 대북 포용의지를 내보였다.

하지만 북한으로부터 돌아온 답은 대화 거부였다. 오히려 북한은 오바마 정부의 대화 손짓에 오히려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5월 2차 핵실험 등 초강경 도발로 답했다.

자연히 북핵 문제에 대한 비관론이 미국 내에서 확산됐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북핵 6자회담에 대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밝힌 것도 4월부터였다.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냈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오바마 정부가 뺨을 맞았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는 현재 새로운 대북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대화와 협상 쪽에 있었던 대북기조의 무게중심도 제재와 봉쇄, 압박으로 옮겨가고 있다. “봉쇄로 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할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오바마 정부 관계자들의 언급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출범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북핵문제에 대해 이전에는 북한의 협상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오바마 행정부에도 있었지만 5월 2차 핵실험 후에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미국은 북한이 전략적으로 핵을 완전히 가지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다른 접근법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파인 보즈워스 특별대표나 성 김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보다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 동아태담당 차관보에 힘이 쏠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정부는 냉전시대의 개념인 봉쇄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결국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 핵을 포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육.해.공로를 통한 대북 봉쇄의 실질적 효과를 이끌어내려면 북한과 국경을 접해있는 중국, 러시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오바마 정부의 외교 노력도 여기에 집중돼 있는 상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에는 이라크는 물론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비난이 적지 않았지만 오바마 정부의 대북 봉쇄정책 추진에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사실상 없는 상태라는 점이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한미 동맹관계는 예상보다 더욱 긴밀해 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시 행정부 때에 비해 한미관계가 불편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6개월간 표면적으로 나타난 성적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워싱턴 소식통은 “오바마 정부는 부시 행정부 시절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의 없이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했다는 반성하에서 한국, 일본 등 동맹과의 사전, 사후 협의를 매우 중요시 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달 방미 당시 동맹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청사진을 담은 공동비전을 채택했다. 또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력 제공을 명문화하는 등 양국 간 대북 공동대응을 강화했다.

다만 부시 행정부 시절 체결된 뒤 아직 미국 내에서 비준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는 향후 실질적인 한미 동맹강화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아직 언제 FTA 비준안이 미 의회에 상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6월 한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는 쇠고기 수입 문제가 있고, 미국에서는 자동차와 관련해 충분한 상호주의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 한미 FTA 쟁점 해소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양국이 어떤 식의 창의적 해법을 마련할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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