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12일 “한국은 한미동맹 절대주의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정동 배제학당 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동북아 집단안보체제 구축과 한반도 중립화 통일 전략’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발표자료에서 “동북아 집단안보체제 구축 이전에 역내 국가 간에 안보협력이 활성화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유지하되 동북아의 새로운 다자안보협력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전향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면서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또 역내 국가 간 안보협력 활성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대안에 언급, “6자회담은 북핵 문제를 넘어서 동북아의 새로운 다자안보협력체제의 제도적 틀이 될 수 있다”면서 “6자회담의 다면적 활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위해 2.13합의에 따른 6자 외무장관 회담의 상례.상설화와 기존의 실무 회의들을 역내 협력 기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있다고 소개했다.
즉, 북핵문제 실무회의는 유럽의 역내 핵 관리 회의체인 유라톰(EURATOM)과 유사한 동북아 핵 관리회의(NEATOM)로, 대북 에너지.경제지원 실무회의는 동북아 경제.과학기술.에너지.환경 협력회의로 확대 개편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이 밖에도 동북아 안보평화 실무회의를 새로운 제도적 장치로 전환하는 방안, 국방장관 회의를 비롯해 경제, 환경, 에너지 등 비군사 분야의 각료급 협의체의 제도화, 6자 정상회담의 가동 등을 동북아 역내 안보협력의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제2주제 발표자로 나서는 강광식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통일 후 외부세력의 경쟁적 간섭요인을 효과적으로 격리시킬 수 있는 제도화 방안으로 한반도 중립화방안이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 통일한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높은 신뢰가 선결과제로 요구된다”고 밝혔다.
팍스코리아나 연구소(이종수 한성대 교수)가 주최하는 이날 세미나는 김학준 동아일보 회장의 기조연설, 문 교수와 강 교수의 주제발표, 김형국 중앙대 교수와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의 토론으로 진행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