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北주민 對南인식에 큰 변화”

“한류는 무엇보다 자발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교류수단이자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점에서 북한주민들의 대 남한인식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한류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대장금’에서 왕비역을 맡았던 방송인 박정숙씨는 15일 워싱턴 DC 존스 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세종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한류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기조 발표를 통해 한류는 무엇보다 자발성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했다.

박씨는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평양공연과 한류를 대비시키면서 뉴욕 필하모니의 공연은 미국의 대중국 외교에서 70년대 핑퐁외교에 비견될 정도로 국제사회에서 큰 관심을 불러 모았지만 실제 영향력에 있어서는 한류의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뉴욕 필하모니의 평양공연은 6자회담의 상호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비공식 문화교류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특별한 목적이 있는 정치적인 과정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파급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하고, (한류의 경우)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원해서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전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북한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는 또 북한 주민들의 인식 뿐만 아니라 지난 100년간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 등으로 결코 화평하지 않았던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불행한 역사로 생긴 상호 불신과 증오를 뛰어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박씨는 평가했다.

박씨는 이러한 가교역할의 예로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을 도와 참전했던 한국의 이미지는 무자비한 것이었지만 한류 열풍이 베트남에서 불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이미지가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했고, 일본인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겨울연가를 통해 과거의 낭만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며 한국에 친숙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들었다.

또 한류가 동남아시아와 중국, 일본을 넘어 이란과 터키까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선택 때문이며 한국 드라마가 지니고 있는 독특한 한국적인 요소와 더불어 드라마의 내용이 무엇보다 재미있고 등장인물인 배우들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박씨는 설명했다.

박씨는 “정보기술과 미디어 기술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열린 공간 덕분에 확산되고 있는 한류는 앞으로 아시아인들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거듭 나야할 것”이라며 “한류가 반드시 한국인들의 전유물일 필요는 없으며 중국류, 일본류 등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