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미국이 흘린 피 배신”

“위기냐, 발전을 위한 진통이냐”

미 하원 국제관계위 소속 의원들은 27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한미동맹 청문회에서 최근 한미동맹관계에 대해 엇갈린 진단을 내렸다.

일부 의원들은 최근 부쩍 잦아진 양국간 파열음을 ‘위기의 징조’로 간주, 우려를 나타낸 반면, 또다른 의원들은 한미관계의 긍정적 변화를 평가하며 새로운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한 진통으로 규정,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에 반미감정 선동해 이익보려는 사람 있다”= 미의회내 대표적 지한파로 통하는 공화당 소속 헨리 하이드 위원장은 지난 8월 한국방문과 지난 13일 노무현 대통령 미국 방문시 가졌던 두 차례 면담을 언급, “우리가 직면한 이견은 단지 더 성숙하고 평등한 동맹으로 가는 길에 놓인 돌뿌리일 뿐이라고 믿게 됐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또 “의회가 이 동맹이 발전해나가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및 한국 비자면제대상국 포함 등을 지지할 것을 당부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문제에 대해 지지를 표하며 “미군의 지휘 아래 50여년을 지내면서 한국군은 둥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드 위원장은 주한미군기지 환경문제를 거론하며 한국내 반미감정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올 여름 한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괴물’이라는 영화에서 부녀자를 잡아먹는, 성조기가 그려진 한강 괴물이 미군이 버린 오염물질에서 생겨난 것으로 묘사된 점을 언급, 반미감정을 지적했다.

그는 “2차 대전때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들은 영국과 중국 등 동맹은 ‘좋은 사람’으로, 독일 나치나 일제는 ‘나쁜 사람’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해했다”면서 “반미감정을 선동해 이익을 보려는 서울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아주 기본적인 이런 전제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동맹은 두 나라 국민 공통의 이해관계에 기초해야 한다”면서 “더 중요하게는 두 나라 국민이 서로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을 가져야 하며 그것이 없으면 동맹은 단지 빈 종이 쪽지일 뿐”이라며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하이드 위원장은 한국내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논란과 관련, “그 동상은 전시와 평시의 충성을 나타낸다”면서 “미국인들은 긴장의 시대나 평화의 시대, 부족한 때나 풍족할 때도 한국인들 옆에 서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은 중대한 전환기”= 민주당 톰 랜토스 의원은 “미국과 한국은 더이상 최고의 친구는 아니지만 우리 사이엔 경제적, 정치적, 안보적으로 많은 유대를 살아 있다”면서 “의심의 여지없이 한미동맹은 중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국간의 대북견해차를 언급한 뒤 “전술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한국 등 6자회담 파트너들과 새로운 대북이니셔티브가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화가 실패할 경우 주요동맹국들이 미국을 비난할 것”이라며 공조를 강조했다.

동아태소위 위원장인 짐 리치 의원(공화)는 미 행정부가 검토중인 대북제재를 우려하며 “이 시점에 (대북제재보다) 더 무모하고 위험하며 미국의 국익에 저해되는 게 없다”며 미국의 적극적인 대한(對韓)공조를 역설했다.

◇ “부시에게 책임”=한미동맹의 문제점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돌리는 발언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인 개리 애커먼 의원은 “대통령의 정신분열증적 (한반도)정책은 지난 2001년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최근 정상회담까지 계속됐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선 사실상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것은 피했지만 미국인들에게 ‘김치는 어딨지?’라고 묻게 만들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한국의 친구들을 밀쳐낸 행정부의 또다른 증거는 주한미군 재배치와 군지휘체계 변화, 한반도에서의 미군감축”이라면서 “이것은 동맹국에 의해 상호 합의된 결정이라기보다 보복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국, 미국이 흘린 피 배신”= 한미동맹 문제의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목소리도 빠지지 않았다.

공화당 데이너 로우르바세르 의원은 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임을 밝힌 뒤 “오늘날 한국정부는 미군의 희생을 감사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한국정부는 북한과 협상할 때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않거나 북한독재체제를 탈출한 사람들을 도우려 하지 않는데 이는 50여년전 미국인들이 흘린 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