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짐바브웨, 선거조작 시도하나?

남아프리카의 짐바브웨(Zimbabwe)에 폭풍전야의 고요가 흐르고 있다. 짐바브웨는 지난 29일 대통령과 상·하원을 동시 선출하는 선거를 치른 후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거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는 28년간 장기집권 중인 로버트 무가베 현 대통령의 독재를 종식하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냐를 두고 선거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또한, 개표 결과에 따라 지난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 후유증으로 종족 간 내분이 발생한 케냐의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선거 전 여론 조사에서 무가베 대통령에 8% 포인트 이상 앞섰던 ‘민주변화동맹(MDC)’의 모간 칭기라이 후보 진영은 “개표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무가베가 선거 결과를 조작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에 강한 의혹을 보내고 있다.

텐다이 비티 MDC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여당이 개표를 마치고도 결과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국가의 불안정을 고조시킬 뿐”이라며 “이번에는 2002년 대선 때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이 이렇게 흐르자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짐바브웨 정부 당국의 신속한 선거 개표 결과 발표를 촉구하고 나섰다.

토니 프라토 미 백악관 부 대변인은 31일, “짐바브웨의 선거 결과 발표가 지연돼 우려스럽다”며 “짐바브웨 국민의 뜻과 선택을 반영한 표를 정직하게 집계해 그 결과를 신속히 공개하라”고 선관위에 촉구했다.

존 클랜시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짐바브웨 선관위는 독립성을 보여주고 불필요한 의혹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빨리 최종 개표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짐바브웨 선거법상 1위 후보가 51% 이상의 표를 획득하지 못하면 결선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선거 조작을 의심하는 외부의 시선은, “무가베 측이 개표 조작을 통해 51% 이상의 득표로 한 번에 당선되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결선 투표를 노릴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상대 후보인 칭기라이 후보와 무가베 누구도 51%를 넘지 못했다는 결과를 내놓으며 결선 투표를 선언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선 투표로 가더라도 대대적 부정선거가 자행되지 않는 한 무가베 현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8% 이상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던 야당 후보 심바 마코니 전 재무장관 역시 “만약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면 MDC의 칭기라이 후보를 지지할 것”을 이미 천명했기 때문이다.

현실적 판세로 본다면 무가베 현 대통령이 51% 이상의 지지율을 얻어 당선되었다고 선포하기에는 국내외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선거 조작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벌고자 결선 투표를 선택할 수 있다.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는 짐바브웨 대선 결과 발표가 언제 이루어질 지, 과연 무가베 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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