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환영인파는 체제위용 과시 결의 따른것”

북한에서는 외국 정상들이 방문하면 으레 환영행사를 조직한다. 노 대통령은 평양에 들어서면서부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카퍼레이드를 벌였고, 4·25문화회관에서도 꽃술을 든 평양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 장면은 남한 방송과 신문을 통해 ‘노 대통령이 평양시민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고 타전됐고, 이를 본 남한 국민들도 적지 않은 감흥을 받았다.

2000년 이후만해도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 2001년 중국 장쩌민 주석, 2005년 10월 후진타오 중국주석의 평양 방문시 환영행사는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인 납치문제가 불거진 이후 2002년 9월과 2004년 5월 고이즈미 일본 총리 방문 시에는 환영행사가 없었다.

이러한 환영행사는 대부분 ‘만세’와 ‘환영’ 구호가 외쳐지지만, 푸틴 대통령 때는 ‘푸틴-김정일’ 구호가 연호됐다. 장쩌민 방문 때는 ‘조중친선’ 구호가 등장했다.

평양의 환영인파는 기업소나 인민반을 통해 사전에 조직돼 구역별로 배치된다.

당시 환영행사에 나섰던 탈북자 김주철(가명) 씨는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연도 환영을 동방예의지국으로서 조선방식의 손님맞이 예절이라고 선전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당과 수령, 인민이 하나로 철통같이 뭉친 ‘일심단결’의 위력을 세계에 과시하자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방북에서 확인된 것처럼 외국 정상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면 평양시내 도로주변은 수십만의 평양시민들과 그들이 들고 나온 꽃다발이 하나의 물결을 이룬다.

환영 행사도 철저한 지시에 의해 움직인다.

김 씨는 “김대중 대통령이 올 때도 사전에 두 시간을 기다렸다. 단위 책임자들이 차량이 온다는 지시를 주자 대통령이 탄 차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도 ‘환영’ 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준비해 온 꽃술을 흔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윗사람들 눈치도 있지만 옆 사람들이 환영을 외쳐대면 자신도 모르게 그런 환영 열기에 휩싸이게 된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탄 차가 지나간 후에도 멀리 보이지 않을 때까지 꽃다발을 흔들고 나서 단위별로 행사총화를 짓고 뿔뿔이 흩어졌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에 대한 평양시 연도 환영도 남한 국가원수에 대한 환영 열기 보다는 체제의 위용을 과시하자는 결의에 따른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환영 행사도 김정일이 참석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격이 달라진다. 김정일이 참여하지 않으면 환영군중들에 대한 별도의 확인 절차가 없다. 그러나 김정일이 외국 정상을 영접하거나 차에 동승하는 경우 그 주변지역의 환영군중들은 엄격한 확인 절차를 거친다.

환영행사 참가자들은 본인의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하고 행사장 입구에서 확인절차를 거친 후에야 행사장으로 들어설 수 있다고 한다.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는 화장실 출입을 비롯한 모든 이동이 금지된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