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盧대통령 ‘평통 발언’ 어떻게 보나?

▲ 21일 연설 도중 격한 동작을 취하는 노 대통령 ⓒ연합

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 내용에 대해 각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들은 노 대통령이 한마디로 북한과 김정일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탈북자들은 북한의 핵실험 등 안보문제와 관련, 북한이 지금까지 대남적화전략을 버리지 않는 시점에서 노 대통령이 너무나 안이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평통 연설’에서 북핵 위협 등 안보 문제와 남북관계,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었다.

탈북자 방송인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99년 입국, 평양 출신)는 “대통령이 일반 국민들보다 안보의식이 더 떨어져 있는 것 같다”며 “북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군 통수권자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보고, 한국군이 위험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대통령은 그 많은 전문가들을 아래에 두고 있으면서 시장판에서 하는 것처럼 막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탈북자동지회 홍순경 회장(前태국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은 “북한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북한이 적화통일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안보 문제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이 현 참여정부는 일방주의가 아니라 실용주의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말로만 실용주의이지, 퍼주기 외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북한과의 교류는 철저하게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인권 향상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한다”면서 “이러한 기준과 원칙도 없는 지원이 일방주의적 지원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의 요구대로 다 들어주는 것은 납치범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것이 바로 평화를 헤치고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연구소 김승철 연구원(94년 입국. 함흥 출신)은 “어처구니가 없어 구체적으로 따지기도 힘들다”며 “북한의 미사일이 남한으로 날아오지 않았으니 그만이라는 듯한 발언은 북한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너무 위험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였다는 탈북자 윤성진(00년 입국, 청진 출신)씨는 “당시에는 노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것 같아 주위 친인척까지 설득해 투표하게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찍은 대통령이라 비하하고 싶진 않지만 이번 발언을 보며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민들의 불만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안타까워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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