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국제사회 중심 태평양으로 이동”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11일 “국제사회의 중심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북핵문제와 동북아시아’라는 주제의 특별 강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을 미국의 쇠퇴시기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중국과 미국의 협력관계를 중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과 미국이 적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경험에 의하면 중국과 미국이 4-5차례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개한 뒤 “그러나 이것을 잘 극복했다. 상호간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키신저 전 장관의 강연과 질의응답 요지이다.


◇강연 요지= 국제 사회의 중심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는 인식 자체가 변화하는 것이다.


그 결과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게 됐다. 냉전 시대를 지난 사람 조차도 인식의 저변을 바꿔야 하는 요구를 받고 있다.


지금을 미국의 쇠퇴 시기라고 보지는 않는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봤을때 미국의 권력은 계속 성장햇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권력은 성장하고 여전히 국제사회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세력으로서 위치를 갖고 있다.


미국의 신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국제 시스템을 수립할 것이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미국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이 건설적인 미래를 만들 것이냐, 아니면 적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서로 적대시 한다면 아시아 각각의 국가들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이다.


항상 미국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데 찬성해왔다.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두려워할 것은 많지 않다. 북한이 생산할 수 있는 무기류에 대해서는 저희가 충분히 대응할 무기체계를 갖고 있다.


핵무기가 많은 수의 국가에 확산될 때 이것을 사용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래서 핵무기의 확산은 미국이 생각했을때 굉장히 많은 책임감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북한은 상당히 많은 자원을 핵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유일한 성과가 핵무기 개발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6자회담 당사국이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데도 (북한 핵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건 미국이 만들어낸 상황이 아니다. 북한의 핵무기 확산은 세계 질서에 대한 영구적 위협이다.


이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저는 (북미) 양자회담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 6자회담을 지지해 왔고, 미국 정부도 6자회담을 지지하고 잇다.


만약 양자회담을 통해서 6자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러나 염두에 둘 것은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리고 미국이 단독으로 해결하라는 것도 아니다.


저는 지난 수십년 동안 이런류의 협상을 많이 봐왔다. 그리고 특정한 패턴의 협상이 반복된다. 그 중 하나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를 얻기 위한 입장료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앞으로 어떻게 (협상이) 전개할 것인가 생각할 시점이다. 협상을 통한 결과는 구체적인 결론이 있어야 한다.


지금 현재 세계는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 먼저 중국과 미국이 적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은 제가 이런 문제들에 관여한 이후에 보면 4-5번 어려움을 겪엇다. 그러나 이것을 잘 극복했다. 상호간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엔이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만장일치 원칙에 대한 견해는.


▲누구에 의한 만장일치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에를 들어 모든 문제를 유엔총회에서 다룰 것이냐 불가능하다. 이상적으로는 직접적으로 문제에 의해 영향받는 국가들만 관여하는 것이지만 모든 주체가 참여하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기후 문제가 그렇다. 기후 협약과 관련된 것은 소규모의 국가가 모여서 기본적으로 논의의 기초를 만들고 많은 국가가 모여서 논의하는게 낫다. 그런 측면에서 유엔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유엔이 지금까지 많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도 평화유지 등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모든 국가 일원이 만장일치를 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핵문제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나.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종식시키려고 심각히 노력하고 있다. 한국을 위해서도, 아시아를 위해서도 그렇고 전 세계의 이익을 위해서 그렇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가능하다. 제재를 강화하더라도 협상을 계속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모든 이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협상을 하고자 했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진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냐.


▲중국이 러시아만큼 미국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미 한국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북한이 필요하지 않다. 한국만으로도 모든 전략적 필요가 충족된다. 미국의 정책은 북한을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이 문제에 관여하는 게 아니다. 적대적인 북한은 모두에게 유리하지 않고, 경제에도 유리하지 않다.


–6자 회담에 진전이 없는데 분명한 `레드라인’이나 `데드라인’ 없이 북한의 핵폐기가 가능한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전망은.


▲협상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이 제기해야 하고, 외부에서 제가 이 시점에서 말씀 드리기 어렵다.


김 위원장의 운명에 대해서는 굉장히 이상한 체제가 굉장히 이상하게 운영되는게 현재 북한의 상황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승계 문제를 잘 처리해왔지만 김 위원장이 서거하면 굉장히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것은 지금 현재 확정된 승계자가 과연 인정을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6자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중국은 핵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고 본다. 북한을 너무 자극하지 않으면서 진심으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다만 방식이 대혼란을 북한에 일으키지 않으면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고자 하는 것이 중국이 원하는 것이다.


–국교정상화가 북한 핵문제 해결에 기여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것은 태도에 달렸다.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쉽다. 그러나 북한 같은 경우는 지금의 협상을 통해서 또다른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면, 만약 그다면 한국과 함께 북한을 계속해서 압박하는 방법밖에 없다. 10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까지 북한은 협상 과정을 통해서 시간벌기에만 급급했다. 우려스런 상황은 북한과 미국과의 협상이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것은 양자적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특별히 적대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 양자 정책은 그런 인상을 줄수 있다. 우리는 전 세계적인 핵확산 방지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


–특정 시점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의 협상 데드라인을 언제라고 생각하나.


▲특정시점에서 명시적인 데드라인을 염두해두지 않는다. 협상의 진전이 성공이다. 만약 협상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가 포착된다면 협상이 실패하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주기적으로 (북한과) 협상이 반복되는 것과 계속 북한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북한이 붕괴될 때 동아시아 지역에 혼란이 야기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위험한가.


▲지금 미국의 정책에 동의한다.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목적은 동북아시아의 혼란이 아니라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잇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핵에 대해서 그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는데 미국의 협상 목적이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아니라 동결로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인가.


▲북한은 충분한 자원도 없는 국가인데 북한이 자국민들을 굶어죽이면서까지 핵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준다면 다른 국가들도 같은 절차에 대한 유혹을 갖게 된다. 그것이 위험하다. 동결만으로는 결코 만족할수 없다. 핵프로그램 동결로는 현재 핵능력, 핵시설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 입장에서도 동결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만약 북한이 붕괴하는 상황이 왔을 때 미국의 입장은 무엇이고 중국과 어떤 외교적 논의를 할 수 있나.


▲철학적 강연을 하려고 여기에 왔다. 어떻게 대응할지 처방을 제시하러 온 것은 아니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와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런 상황이 오면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6자 회담 맥락에서 미국과 중국은 어떤 적응을 해야 6자회담이 진전을 이뤄낼수 있는가.


▲중국과 미국은 과거에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다. 6자 회담 관련해서는 상대국이 처한 역사적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염두해둬야 한다. 한국 같은 경우 수많은 침략을 경험했다. 중국은 6자 회담에 많이 기여해왔는데 미국은 북한과 국경이 인접한 상황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나쁜 상태로 치닫고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긴장상황인데 한국정부가 택할 외교정책을 조언한다면.


▲일본이 미국과 독립적인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양국이 완전히 일치된 정책을 펼쳐온 것이 이례적이다.지금 해결해야할 현안이 많다. 미일, 미중 관계는 개선돼야 한다. 좋은 관계가 모두에게 유리하다. 미국과 일본간 관계가 재조정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