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에 건설중인 아파트 입주 조건으로 해당 건설부지에서 타 지역으로 이주했던 주민들이 분양 약속이 이행되지 않자 이를 항의하는 집단 소요사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청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를 영예군인, 노병, 제대군관들에게 우선 분양한 후 나머진 일반인에게 분양한다는 소문이 돌자, 우선배정자에 포함될 것으로 생각했던 철거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면서 “지난주 40여명의 무리를 지은 사람들이 수차례 동사무소와 구역인민위원회에 몰려가 분양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항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남강동사무소에 몰려갔던 항의 상황에 대해 “명단에서 빠진 주민들은 ‘내 집을 떼이고 참을 수 있냐’며 큰 목소리로 난동을 부렸고, 보안원들의 제지에도 물러서지 않고 결사적으로 맞섰다”면서 “30여분간 항의 소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 항의에 동사무장은 자리를 비웠고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책임간부들이 이들을 만나주지 않고 있고 관련 간부들은 ‘이미 해당 부분에서 결정한 사항’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이들은 구역 기관에서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도당 신소(伸訴)과에 항소하는 편지를 제출한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우선배정자(영예군인·노병·제대군관)에 해당하는 아파트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당국이 대부분 아파트 세대를 일반인들에게 분양해 한몫 챙기려는 의도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포항구역 남강동, 포항동 철도공장 노동자 주택 수천 세대와 청년공원 주변 천여 세대 살림집이 철거됐다. 이들은 그동안 친척집, 동거집, 윗방살이 등 임시거주 형태로 지내면서 아파트 입주만을 기다려왔다.
소식통은 또 “유원지지구에서 철거된 부지의 경우는 대형아파트와 함께 당초 없었던 봉사시설(오락장·상점·식당 등)도 크게 건설되고 있어 아파트 살림집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 지역 철거민들도 분양에서 배제될 경우 어떻게 반발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파트를 분양받게 된 주민들도 불만이 적지 않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아파트 시공에 투자했던 돈주(신흥부유층)들과 간부들이 아파트의 로얄층(3,4층)과 저층을 확보한 상태고, 철거주민들은 남게 된 고층을 분양받을 처지이기 때문이다.
고층 분양이 예상되는 철거주민들은 “전기가 없는 상황에 엘리베이트 작동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며 “매일같이 장사짐을 지고 자전거를 메고 오르내릴 수 있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장마당과 길거리에서 장사 통제나 복장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보안원과 주민들간에 고성이 오가거나 멱살잡이를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러나 집단적인 항의 소동을 벌일 경우 가혹한 처벌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번 집단 소동 사태는 매우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