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NLL 의제 포함 여부 중요”…가능성 열어놔

▲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연합

28일부터 3일간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13일 “NLL문제가 의제화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앞으로 의제를 정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정리된 입장을 적절한 시점에 말하고 회담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의제 가능성을 열어논 셈이다.

그러나 정부 부처별로 NLL에 대한 개념부터 달라 NLL 의제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NLL의 성격에 대해 “영토의 개념이 아니라 군사적 충돌을 막는 안보적 개념에서 설정된 것”이라고 말한 반면, 김만복 국정원장은 13일 “NLL은 영토주권 개념과 관련이 있다”며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국방부는 “NLL은 정전협정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설정된 이후 남북 사이에 지난 50여 년간 지켜져 온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새로운 해상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NLL을 지상에서의 군사분계선과 같이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대선 정국의 반전을 노리는 범여권은 회담의 성과를 위해 어느 정도 양보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NLL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당연히 거론해야 한다. 이제는 좀 창조적 사고를 통해 그동안 우리 발목을 잡고 있던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가야 한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기여 정도를 ‘키 재기’하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 역시 “남북한이 합의를 통해 NLL일부를 포함한 한강∙임진강 지역에 ‘서해안 평화공동수역’을 조성하면 경제성 있는 사업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위 ‘진보진영’은 한발 더 나간다.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서 NLL은 반드시 재설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도권 안에서 좌파세력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평화’논리를 앞세웠다.

민노당은 13일 “정부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해상경계선으로 합의된 것이 아니어서 심각한 분쟁지역이 되고 말았다”면서 “종선선언마저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남과 북이 평화체제를 위한 주도적 논의에서 벗어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안보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의제 배제 원칙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재향군인회(향군)도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NLL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논의하여 재설정하겠다는 것은 국가안보와 영토주권을 포기하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회담 의제로 선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NLL 문제는 영토 주권과 관련된 문제로 정전 체제, 안보 현실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정상회담 성과를 위해 정략적으로 이 문제를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