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장병 입장에서 일기쓰듯 가사 써내려가”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난 직후 ‘히어로즈(heroez)’란 제목의 추모곡이 UCC를 통해 공개됐다. 추모곡은 가스펠 힙합 크루 ‘니오 크루세이더스(Neo Crusaderz)’의 멤버 채여준(31)씨가 제작해 인터넷에 직접 올린 것이었다.


‘조국을 위해 숨져간 그대들의 그 사랑은 영원히, 조국을 위해 숨져간 그대들의 그 용기는 영원히, 조국을 위해 숨져간 그대들의 그 아픔까지도 영원히, 조국을 위해 숨져간 그대들을 잊지 않을 거에요 영원히’란 가사의 이 곡은 미디엄 템포의 힙합곡으로 당시 인터넷 상에서 화제를 모았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천안함 희생 장병들을 추모하는 ‘3월 26일’이란 곡을 발표했다. 이 곡은 ‘천안함 피격 1주기 대학생 추모위원회’가 제작한 추모앨범 ‘Memorial 3.26’에 실렸다.


채 씨는 26일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개최되는 ‘천안함 용사 1주기 추모식’에서 추모공연을 할 예정이다. 공연을 앞둔 지난 21일 서울 장충동 장충교회에서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그를 직접 만나봤다.


‘천안함 피격 1주기 대학생 추모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추모곡을 만들게 됐다는 그는 “나 역시도 의뢰를 받고 나서야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가스펠 힙합 크루 ‘니오 크루세이더스(Neo Crusaderz)’의 멤버 채여준씨가 천안함 1주기 추모곡 ‘3월 26일’을 발표했다. /최선혜 인턴 기자


“연평도 추모곡을 발표했던 것처럼 천안함 1주기 추모곡을 통해 수많은 장병들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야겠다는 뜻에서 노래를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그의 곡 ‘3월 26일’은 사건 당일 천안함에서 근무하던 해군 병장의 입장에서 부른 노래다. 채 씨는 “일기를 써내려가듯 가볍게 가사를 썼는데 그것을 통해 대중들에게 슬프고 안타까운 감정을 극대화시켜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곡의 후렴구에서는 ‘조금만 참자. 조금만 버티자. 이제 자유의 시간이 오니까. 조금 더 웃자. 조금 더 힘내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채 씨는 “가사 안에서 참고 버티는 것의 대상은 여러 가지일 수 있는데 군복무 기간일 수도 있고, 통일의 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채 씨는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들의 주장 때문에 진실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굉장히 놀랐고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여기저기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혹들이 불거지고 정부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도 뒤늦게 발표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섣불리 내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채 씨는 추모곡 ‘3월 26일’을 통해 천안함 사건이 ‘영화가 아닌 현실’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전사한 46명의 장병들은 영화 속 주인공들이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친구이자 가족이었다”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국군 장병들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 이들이 언제, 어디에서 목숨을 잃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한반도는 여전히 전시 상태”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노래를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나누고 싶다는 채여준 씨. 그는 천안함 사건으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로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연습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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