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의혹 생산자들의 양심에 묻고 싶다

천안함의 비극 1주년이 다가온다. 우리는 숨진 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돌아본다. 숨진 이들이 지키고자 했던 우리의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왔던지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태도에서 백낙청 선생과 필자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판단은 단순한 진실과 허위의 문제가 아니라고 선생은 말씀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한 짓이라면 그들을 용납할 수 없고, 우리 정부가 조작한 것이라면 우리는 현 정부에 위임한 모든 권한을 회수해야 한다. 그것은 80년 광주보다 더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문제를 잊을 수 없고, 잊어서는 안 되며 자신의 판단을 가져야 한다. 가해자에 대한 판단에 따라 심장에 분노를 담고 최선을 다해 움직여야 한다. 김정일-김정은 정권 규탄투쟁에 나서든, 아니면 이명박 정부 퇴진 투쟁에 나서든 해야 한다. 루머나 퍼뜨리며 발목이나 잡는 행동들은 안타깝게 숨진 용사들에 대한 예의도, 우리 공동체에 대한 책임도 아니다. 비겁하고 야비한 짓에 불과하며 범죄자와의 공모로 귀결된다.


87년 KAL기 폭파사건 당시 필자는 그것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위기에 처한 한국의 집권세력이 대통령선거에서 이기고자 그 사건을 조작했다고 믿었다. 필자의 가슴에 불이 일었다. 사막에서 불볕과 싸우다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우리 노동자들을 한순간에 불귀의 객으로 만들어 버린 자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 필자는 노태우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타도투쟁을 벌였다. 비록 그것이 오판일지라도 당시로서는 정직한 것이었다. 필자가 북한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는 이유는 나의 오판에 대한 부끄러운 고백이자 북과 남 사람들에 대한 현재적 학살의 주범자를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기에 필자는 정부가 천안함을 조작했다고 믿고 이명박 퇴진투쟁에 나서는 사람들은 최소한 양심이라도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이성이야 별개로 치더라도 그들의 가슴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예의가 흐르고 있어 분노할 줄 아는 심장을 지녔다고 믿기 때문이다.


피로파괴니, 암초니, 내부폭발이니 수많은 괴담이 떠돌았다. 그러나 그것은 증거와 과학적 사실 앞에서 모두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1번 글씨가 왜 안 탔는가?, 흡착물질이 과연 가능한가?’ 이런 류의 논란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사실 1번 글씨의 연소 여부는 현실과 과학에 의해 반박되었다. 연평도에 떨어진 북한 포에 선명하게 남겨진 글씨는 연소 여부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을 종료시켰다. 공기중에서도 타지 않는 글씨가 물속에서 탄다는 것은 세 살 어린아이도 납득할 수 없는 까닭이다. 또한 열전달 전공자인 송태호 교수는 과학으로 왜 글씨가 타지 않는지 논파했다.


이제 사실상 흡착물질 가능성 여부만이 논란의 대상인데 이는 선동의 영역이 아니라 과학자들에 의한 증명의 문제이다. 따라서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이 다른 과학자들과 학문적 논쟁으로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할 일은 문제제기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학술토론장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애초에 1번 글씨나 흡착물질의 존재는 이 사건의 성격을 파악하거나 그 가해자를 규명하는데 매우 지엽적인 문제이다. 순찰 돌던 경찰이 사망했다. 이때 정부가 경찰을 죽이고 사건을 조작했다고 보는 것이 옳겠는가? 경찰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던 자, 지속적으로 우리 경찰과 시민을 죽여 온 자를 의심하는 것이 옳겠는가? 더구나 살해에 사용한 무기까지 회수하여 의심을 넘어 확증까지 한 마당에 더 이상의 의심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일반인에게 도덕적 분별력의 영역이다.


만일 우리 정부를 의심한다면 (비록 공기 중에서도 타지 않은 글씨를 머릿속에서 태워야 하는 고충을 감수하고서라도) 1번 글씨가 타야 됨을 증명하고 한국 정부 퇴진 투쟁에 나서라. 그럼 필자는 최소한 그들의 이성에 대해 한탄은 하더라도 양심에 대해서만큼은 신뢰할 것이다. 


※ 청년지식인 포럼 Story K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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