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 ‘군사기밀’ 공개 논란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군당국의 자료 공개 수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천200t급 천안함이 순식간에 동강 나 침몰한 전후 사정을 밝히려면 군당국이 관련자료를 감추기보다는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민감한 대북첩보 사항까지 공개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이번 천안함 침몰사고가 해군 창설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점에서 당시 천안함과 관련된 군의 자료가 소상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군도 이런 흐름에 부응해 뒤늦게 백령도 기지에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침몰상황이 담긴 40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처음에는 이를 편집한 1분20분초 분량을 내놓았지만 침몰장면을 의도적으로 감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이를 완전히 공개했다.


그러나 사고 전후로 침몰함과 2함대, 인근 속초함과 주고받은 교신록의 공개 여부는 논란의 핵심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군사기밀 부문을 삭제하고서라도 원본을 보여달라는 입장인 반면 군당국은 교신록 자체가 군사기밀로 취급되고 있고 다른 군사작전까지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 거부로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교신록에는 사고 당시 인근 해상의 우리 함정 작전상황 뿐아니라 북한군의 동향 일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군으로서는 공개를 매우 꺼리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천안함 사고 이후 북한의 잠수함 기동 사실을 공개한 점을 정보수집 분야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잠수함 기지를 하루 2~3회씩 위성사진으로 촬영해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북한 잠수정 2척의 기동 사실까지 공개했다.


한미가 북한의 잠수함 기지와 미사일 기지 등 주요 전략시설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일이긴 하지만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고위당국자가 이런 내용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 장관은 “잠수정(함)이 해주와 비파곶, 남포 등에 배치되어 있고 이 세 곳의 군항 중 한 곳에서 잠수함 2척이 보이지 않아 항공사진 뿐아니라 다양한 수단에 의해 추적했다”면서 “이달 24일부터 27일까지 어간에 확실히 보이지 않은 게 2척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라진 잠수함의 척수를 공개한 것도 부적절하지만 한미가 잠수함을 탐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음을 김 장관이 스스로 인정했다는 것이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북한 잠수정 2척이 4일간이나 한미 첩보수집 수단을 회피해 기동한 항로를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북한에게는 해당 항로의 가치를 우회적으로 입증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군 정보수집 분야에서 일하다 퇴역한 한 예비역은 4일 “북한은 분명한 방어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미군 쪽에서도 상당히 불쾌감을 표명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북한의 개입 여부를 놓고 한미가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민감한 대북 SI(특별취급) 첩보까지 공개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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