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中 블로킹 왜?…”北 체제위협 판단”

미·중간 천안함 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천안함 대응이 어떤 형태로 가닥을 잡아갈지 불투명해지는 형국이다. 우리 외교 관계자는 천안함 관련 안보리 결론 도출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폐막한 G20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북한의 공격 행위에 대해 의도적으로 눈을 감는 행동을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판하자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29일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무책임하고 경솔하다”고 반격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느 편도 들고 있지 않고 있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27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 과정에서 계속 긴밀히 협의해나가자”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해 한·미의 설득 노력에 흔들리지 않았다. 


‘천안함 외교’에서 확인된 미·중 간 갈등 상황은 7월 중 예정된 한·미의 서해상 연합훈련과 30일부터 6일간 동중국해상에서 진행되는 실탄사격훈련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치 워싱턴호, 이지스 구축함, 핵잠수함 등이 참가하는 서해 연합훈련에 대해 환구시보는 이달 초 이미 “미국은 중국 문앞에서 군사행동을 자제하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을 방문해 국무부, 국방부 인사들과 협의를 진행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논의가) 진전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위 본부장은 미·중 간 견해차에 대해서는 “계속 외교적 노력이 경주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구도에서는 우리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중국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주 내 안보리의 천안함 결정이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다.


결국 G20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 설득의 중대 기점으로 삼겠다는 한·미의 기대감은 맥이 빠지는 모습이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소행을 규탄함으로서 북한 압박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던 정부의 당초 계획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중국, 미국 모두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은 천안함 결정의 파장이 매우 심대해 천안함 대응이 북한체제의 중대한 영향을 주는 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북한을 천안함 사건의 주범으로 보지 않는게 아니라 그 파장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북한체제 존속문제로 볼 때 미·중이 합일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가 역시 안보리에서 북한의 지목해 규탄하긴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북한이 책임이 있다는 민·군 합조단 조사결과의 맥락에서 이를 야기한 공격을 비난한다’는 다소 모호한 G8공동성명 수준을 이해하는 분위기다. 


최초 정부는 과학적인 조사결과인 만큼 중·러를 설득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랐던 것은 국제정치 역학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천안함 사건 원인을 두고 벌어진 국내 분열 상황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다.


익명의 대북 전문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남한 내 분열 양상이 북한에 원용되고 국제적 역학과도 맞물려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가 힘을 얻기란 쉽지 않다”면서 “정부가 대내적으로 담론을 만드는 노력에 소홀했다”고 질타했다.


이 전문가는 “국내 정치의 분열 양상이 중·러가 천안함 대응에 대해 여유를 갖고 할 수 있게 했다”면서 “이러한 대한민국의 분열 양상이 앞으로 북한문제, 통일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중요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 정보 자유화 활동(심리전)을 안보리 조치 이후로 미뤄둔 것은 자신감 없는 행동이었다”면서 “오히려 단호한 우리 정부 결단이 중국, 러시아가 우리의 눈치를 살피게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