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연평도 견해 밝힌다?…”진정성 없을 것”

정부가 북한의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제안을 수용하기로 하고, 조만간 장소와 형식, 의제 등을 협의할 예비회담을 제안키로 결정했다.


북한이 예비회담의 개최 날짜와 장소는 ‘남측의 편의대로 정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의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에 따라 고위급 회담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명의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남북 고위급 회담과 이를 위한 예비회담을 제의하면서 의제를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할 데 대하여”라고 밝혔다.


일단 북한의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는 ‘견해(見解)’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을 뜻하는 것에 비춰볼 때 그동안 밝혀왔던 자신들의 입장(천안함=무관, 연평도=방어)을 일방 통보하겠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앞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등에 따른 예비접촉 등에서도 북한은 오히려 우리 측에 책임을 전가한 바 있다. 북한이 연평도 도발을 ‘포격전’이라고 규정한 것도 사실상 ‘책임 없음’을 전제한 것이란 분석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천안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조사결과를 반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천안함은 무관하고 연평도는 방어적 차원일 뿐이라는 논리를 펼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제의는 결국 ‘한반도 군사적 긴장상태 해소’가 주요 의제라는 설명이다. 최근 대내외 매체 등을 통해 강변하고 있는 서해 분쟁지역화를 거론하면서 북방한계선(NLL) 무용론과 서해 평화지대 건설을 위한 협의의 필요성을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윤 교수는 “10.4선언 이행을 촉구하면서 서해를 완충지대로 만들자고 주장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정 연구위원은 “소위 서해 해상 분쟁지역화를 강조하면서 북방한계선(NLL) 재협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북측의 이번 회담 제의는 최근 대화공세의 연장선상으로 남한과 국제사회에 ‘평화 이미지’을 피력하기 위한 제스처일 뿐이란 관측이다. 특히 미·중이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지 8시간 만에 전격 회담을 제안한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는 의견이다.


윤 교수는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사회에 최근 한반도의 대결상태는 남한 책임이라는 것을 피력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사적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남북한 관계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서 “북방한계선 재협상과 서해상 긴장완화를 화두로 남측에 던져 남한 내 갈등을 다시 불 지피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 측이 주요 의제로 제안할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해 사과나 책임자 처벌에 대한 입장에 대한 북측의 호응이 아닌, 단순히 북측의 견해 즉 입장만을 듣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이 예상됨에 따라 예비접촉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예비접촉은 결렬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이 우리 측 사과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은 “이번 예비접촉은 북한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볼 수 있다”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남북대화가 필수라고 하니까 대화에 나섰을 뿐 진정성은 확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