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대북정책 토론회 ‘후끈’

“이명박 당선인의 정책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한미공조인데, 부시 행정부가 선의를 갖고 있을 때는 가능하겠지만 체제 변화 등 다른 목적을 갖고 대북정책을 추진할 때도 공조를 해야 하나.”

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가 13일 주최한 제15회 북한포럼에 참석한 토론 방청객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자격으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진보정권의 대북정책과 이렇게 다르다’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서재진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소장에게 질문 공세를 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서 소장의 한미공조 강화론에 이렇게 질문한 외에도 “북한의 변화가 포용정책 때문인지, 경제난 때문인지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전 정부와 차별화를 내세우다 보면 그것이 족쇄가 돼 전향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구상인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대남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북한에 강경책을 써도 (북한이 반발하지 못하고) 적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남한의 우월 의식과 북한의 수세적 입장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굶어죽는 상황도 겪었던 북한이 쉽게 호응해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재진 소장은 “노무현 정부는 포용정책으로 북한이 변화했다고 주장했는데, 저는 북한 변화의 90%가 경제난, 10%가 포용정책의 영향에서 비롯됐다고 본다”며 “사회주의의 실패로 인한 경제난때문에 암시장이 생겼고, 그로 인해 사회주의는 끝났다라는 말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나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주장은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레짐 체인지(체제변화)’를 유도할 때도 공조를 해야 하느냐는 물음은 나중에 생각할 문제”라면서 “신 정부는 핵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기때문에 한미공조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박순성 동국대 교수는 “비핵.개방3000을 단계론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엔 공감하지만, 그러한 단계론적 구상이 2.13합의에 의한 행동 대 행동, 핵불능화 단계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이냐”고 묻고 “최근 들어 정책에 현실성이 점차 가미되고 있는 것을 보면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소장은 “단계론이나 조건.연계론은 제가 만든 용어로, 비핵.개방3000은 공약상으로 상당히 비현실적이었다”며 “언제 비핵화하고 언제 개방해서 언제 국민소득 3천달러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 비핵.개방3000을 그대로 두면 정권 출범과 함께 폐기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같은 단계론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청객은 “이전 정부도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국제분업에 입각해 국제사회에 맡긴 인상을 받았었다”면서 “북한인권의 개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남북관계의 틀을 유지.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 국제분업을 조금 더 유지한 후 인권문제를 직접 지적하는 것이 남북관계뿐 아니라 비핵화에도 도움될 것”이라는 주장했다.

이에 서 소장은 “신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남북대화를 걸어 잠그고 인권 타령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10년의 대북정책 성과도 있었고 북한의 대남 의존도가 상당해졌는데, 비료나 쌀을 주는 회담장에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인권을 개선하라’고 제안할 수 있을 것이며 북한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서 소장은 또 “이전 정부가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지렛대)를 만들었다고 보면, 지금부터는 사용해야 한다”면서 “신축적 상호주의로 표현될 수 있는 정책을 펼 때 북한을 건강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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