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파간첩, 戰時 정밀타격 목표 촬영임무

▲ 남파간첩 정경학의 필리핀 여권

지난 7월 국정원에 검거된 북한 직파간첩 용의자 정경학(48)은 국내에 잠입해 태국인 행세를 하면서 군 레이더 기지, 미군부대, 원전 등을 집중 촬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오후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찾아 “동남아 제3국에서 국적을 세탁한 뒤 국내에 들어온 남파간첩 용의자 정경학(48)씨를 검거했다”면서 “지난 98년 해외 귀순자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북한 노동당 35호실 공작원 정 선생이 태국 여권으로 한국에 출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소속 의원 관계자는 “국정원은 필리핀 국적으로 위장, 7월 27일 국내에 들어온 남파간첩 정경학을 붙잡아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간첩, 금품수수, 특수잠입탈출 등 협의로 구속하고 지난 18일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한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정경학은 1996년~1997년 수 차례 태국인 행세를 하며 국내에 잠입해 군 레이더기지, 미군부대, 원전 등 이른바 ‘전시 타격목표’를 촬영한 데 이어 최근 필리핀 국적으로 위장해 다시 잠입하다 덜미를 잡혔다.

국정원은 정씨가 출국하기 직전인 7월 31일 시내 모 호텔에서 검거, 필리핀 여권과 공작금 미화 3천 188달러, 음어 CD, 신분 위장용 증명서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필리핀 현지 수사기관은 그의 필리핀 주거지에서 카메라와 보고 및 지령 송수신용 컴퓨터, 단파라디오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노동당 35호실 소속 공작원으로 1995년 12월 태국에서 현지인으로 국적을 세탁한 뒤 1996녀 3월부터 1998년 1월 사이에 국내에 3차례 잠입한 전력이 있으며, 이중 1996년 3월과 1997년 6월에는 ‘전시 정밀타격을 위한 좌표확인’ 등을 목적으로 주요시설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촬영한 곳은 울진 원전, 천안 성거산 공군레이더기지, 용산 미8군부대, 국방부 합참청사 등이었고 청와대의 경우 1996년 3월 두차례 촬영을 시도했으나 경비가 삼엄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월 ‘남조선 장기침투 여건 조성’ 지령과 함께 공작금 1만 달러를 받고 국내 장기 침투 여건을 탐색하기 위해 `켈톤’ 명의의 필리핀 여권을 갖고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잠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 산하 통일전선부, 작전부 등과 함께 대남 조직으로 꼽히는 35호실은 해외정보를 수집하고 해외인사를 포섭해 남한에 투입하는 등 제3국에서의 대남사업을 주관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국적 세탁을 거쳐 남파된 사례로는 필리핀인으로 위장해 국내 대학 교수로 활동하다 1996년 적발된 ‘무하마드 깐수’ 사건이 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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