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중국의 역할

18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제5차 2단계 6자회담이 북한의 핵폐기 거부로 첫날부터 삐걱대면서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최대치를 내지른’ 북한의 기조연설로 회담 초반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아있지만 중국이 본격적으로 중재역을 발휘할 경우 협상 진전에 동력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각국 대표단에 퍼져있다.

중국은 먼저 북한과 미국이 서로 탐색전을 벌일 만큼의 시간적 여유를 준 다음 고조된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이들 양자가 `교집합’을 찾을 수 있도록 다그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분석된다.

회담에 정통한 한 고위 소식통은 “중국이 오기 싫어하는 나라들을 억지로 연말에 불러모은 만큼 뭔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도 북한이 베이징에 오기 전에 미리 중국에 보낸 신호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기간 중국의 중재력을 1차로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은 19일 저녁에 예정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부부장 주최의 6개국 대표단 만찬 회동. 북한이 이번 6자회담의 관건으로 여기고 있는 BDA(방코델타아시아) 실무회의가 열린 직후 열리는 만남이어서 회담 전망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에 해당한다.

따라서 BDA 회의 결과 북미가 큰 이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비록 BDA 문제에 직접 간여하지는 않겠지만 만찬장에서 양측의 입장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BDA 문제와 관련, “각측의 관심사를 충분히 고려해 모두 받아들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북한과 미국이 BDA 실무회의에서 진전을 거두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 본회의와 BDA 실무회의를 분리한다는 원칙으로 북한과 미국의 회담참가를 이끌어낸 중국이지만 BDA 회의가 어떻게든 결실을 맺어야 핵폐기 문제에서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중국이 BDA 문제에도 중재자로서 개입하리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북미간 금융실무논의에서 타결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정도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힘들겠지만 일정 정도 개입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미국, 한국 등과 양자 회동을 거부한 채 `칩거’중인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서도 북한 대표단과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판에 중국이 협상결과를 결산한 초안에 어떤 내용을 담아 회람시킬지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북한을 제외한 5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과 양자접촉을 가진 바 있는 중국은 이미 북한의 실질적인 요구사항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이에 맞춘 초안 작성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대국(大國)으로서 핵폐기 문제에 대한 성과에 목말라 있다는 점도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