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의 뮤지컬 ‘요덕 스토리’ 나와야

▲ 뮤지컬 ‘요덕 스토리’ ⓒ데일리NK

뮤지컬 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레미제라블’은 압제와 저항, 19세기 초 민초들의 비참한 삶을 문화예술로 풀어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도 세계각국에서 공연을 하면서 프랑스 혁명의 감동을 우리들에게 전달한다.

스토 부인이 지은 19세기 미국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노예제도의 비인간적인 치부를 고발한 책이다. 이 책은 소설 속의 주인공 톰의 실제인물인 조자이어 헨슨의 일기를 토대로 쓰여졌다.

이 소설은 수많은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노예제 폐지를 위한 심리적 공감대를 크게 확산시켰다. 링컨 대통령은 스토 부인을 만나 “당신이 큰 전쟁을 일으킨 작은 여인이군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한국판 ‘레미제라블’이라고 할 수 있는 뮤지컬 ‘요덕 스토리’가 대중에게 선보였다. ‘요덕 스토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끔찍한 현실을 탈북자 출신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라는 칙칙한 소재를 가지고 무대에 오를 수 있을 지 조차 의문스러웠다. 기적이 일어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요덕스토리’는 초연에만 22,000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이달 18-19일에는 앙코르 연장 공연까지 마쳤다. 앞으로 미국과 아우슈비츠 수용소 광장 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뮤지컬 요덕스토리는 대한민국에 문화적 충격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뮤지컬을 본 아이들은 ‘정말 이것이 사실이에요?’라고 묻는다. 우리는 이전에 아이들 입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사실이냐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요덕 스토리’는 북한인권 NGO와 보수단체, 정치권들이 수년째 해오지 못한 일을 단 몇 달만에 이뤄냈다. NGO 단체들은 북한인권문제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처럼 사실적으로 북한인권의 참상을 전하지는 못했다.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다.

북한인권 대중과 호흡하기 위한 새로운 고민 필요

그동안 북한인권 관련 NGO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북한인권의 심각성을 알려왔다. 수구꼴통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싸워온 수많은 NGO 활동가들이 있었기에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NGO 활동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북한인권 현실을 폭로하는 활동에 치중했던 활동 방식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이제는 대중과 함께 호흡할 때다.

북한인권 NGO들이 문화적 콘텐츠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억 원이 소요되는 뮤지컬은 아니더라도 출판사업, 음악회, 북한인권 가요 등을 보급하는 일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내달 노르웨이에서 진행하는 ‘북한인권난민문제국제회의’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접근을 주제로 음악, 영화, 예술을 통한 북한인권 홍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피랍인권연대>는 국회에서 ‘북한인권 ‘째즈 콘서트’를 열었다. <6.25 납북자가족협의회>는 전쟁중 납북된 민간인을 다룬 기록영화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북한인권 운동 진영 내에서도 참신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뮤지컬 ‘요덕 스토리’ 북한인권운동가들에게 큰 감동을 남겼지만, 향후 활동에 대한 커다란 고민 거리를 던져준 것 또한 사실이다. 제2, 제 3의 ‘요덕 스토리’가 나온다면 세상은 이미 바뀌어져 있지 않을까?.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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