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백두산 소나무로 광화문 기둥을”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 기둥으로 쓸 수 있다면 상징적 의미가 대단할 것이다”

광화문 복원 공사에 쓸 국산 소나무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있는 문화재청이 3일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의 분야별 남북간담회에서 흘러나온 ‘작은’ 소식에 한껏 기대를 갖게됐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문화ㆍ예술ㆍ학계 남북간담회에 참석하고 나온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광화문 복원에 필요한 조선 소나무를 백두산에서 베어 뗏목을 만들어 압록강에서 서해까지 가지고 오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북측도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고 전한 것.

문화재청은 이 소식에 광화문 목재 고민이 말끔히 해결된 듯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광화문 복원에 필요한) 20여그루 전부가 아니어도 좋다. 한 두 그루만이라도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의 기둥으로 쓸 수 있다면 상징적인 의미가 대단할 것”이라며 반겼다.

2006년 12월 철거를 시작해 현재 완전히 모습을 감춘 광화문은 본래 강원도 삼척 준경묘(조선 태조 이성계의 조상 이양무의 묘) 일대 국유림에서 자라는 황장목(속이 치밀해 붉게 보이는 소나무)으로 복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주 이씨 문중과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준경묘에서 소나무를 켤 수 없게 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광화문의 기둥과 대들보로 사용할 소나무는 지름 80-120㎝, 높이 8-9m 정도가 돼야 한다. 국내에 이 정도 크기의 소나무가 밀집해 자라는 곳은 준경묘 일대 소나무 숲이 유일해 재목을 구할 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수입 목재를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광화문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기둥과 대들보만큼은 국산 소나무를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컸다.

고심 끝에 문화재청은 삼림청의 협조로 강원도 강릉, 양양, 춘천, 삼척, 경북 울진, 봉화 등 전국의 산을 뒤져 쓸만한 소나무 20여 그루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라는 속담처럼 또 하나의 큰 산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20여 그루 가운데 절반은 인적이 거의 닿지 않는 산골짜기에 있어 운반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새로운 고민으로 등장한 것.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실 북한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현실로 다가올 줄을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광화문 복원은 2009년 말까지 완료하도록 계획이 잡혀있다”면서 “벌채와 수송작업을 마친 뒤에도 수액을 빼내고 목재로 다듬는데 적어도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백두산 소나무를 광화문 기둥으로 쓰려면 남북 양측이 모두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부대 헬기면 저 소나무를 실어 나를 수 있으려나…”하던 문화재청이 이제 ‘백두산 소나무 인수위원회’ 발족을 준비해야 할 듯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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