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선언 한달…평양 ‘차분 속 기대’

“수뇌상봉에서 합의된 민족문제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여러 기관에서 연구하고 있다”

남북정상선언 한달째인 4일 을지병원과 을지대학이 지원한 평양 조선적십자종합병원의 약무병동 준공식장에서 만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이충복 부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후 평양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약무병동 준공식 취재를 위해 방북한 기자를 만난 북측 관계자들은 남북정상선언과 관련해 남측의 분위기를 궁금해 했다.

3일밤 준공식 참석 방북단과 북측 관계자들간 만찬에서 한 북측 관계자는 “남측에서는 공동선언 채택 이후 분위기가 어떤가”라며 “몇개 조항에 대해선 말이 나온다고 하던데…”라고 정상선언을 둘러싼 남측 내부의 논란을 가리켰다.

그는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논란을 의식, “국방부는 강경하지 않나”라면서 남북 정상간 합의대로 서해평화수역 조성이 성사되기를 기대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상선언 후 “벌써 한 달이 지났는데 안변, 남포와 해주에 대해 나서는 데(남측 기업)가 어디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남북총리회담이 이달 열리면 구체적 합의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하자 그는 “합의가 나오겠지…”라면서도 남측 업계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궈지지 않는 데 대해 아쉬운 표정이었다.

대통령 선거 등 남측 내부 사정에 대한 북측 대남 관계자들의 지식과 궁금증도 변함이 없었다.

3일 방북단 버스에 동승했던 한 관계자는 “이회창씨가 출마선언을 했나” “이회창씨가 나오면 표가 나뉘나”라고 물어봤다.

“기자실이 통폐합됐다는데 기자들이 많이 불편하겠다”고 ’동정’을 나타낸 사람도 있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민화협 관계자들은 남북정상회담 후 한달동안 잇따른 남측 방북단을 맞느라 집에 들어가본 날이 별로 없을 정도라고 말해 남북교류의 활성화를 보여줬다.

1남1녀를 두고 있다는 한 민화협 관계자는 “대규모 대표단이 잇따라 방북하는데 집에 들어가면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최근 한달간 사흘만 집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집이 보통강구역인데, 대표단과 함께 호텔에 묵기 때문에 집에 거의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또 다른 관계자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편 남북 의학사업과 관련, 북측의 한 관계자는 “주사기나 주사침, 약솜 등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며 소모품 지원을 희망했다.

그는 “주사기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라며 “(남측) 보건복지부에도 주사기 공장 짓는 문제를 제기했는데 아직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