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WFP, 대북지원 공식 요청”

정부는 세계식량기구(WFP)가 약 6천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21일 공식 확인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WFP가 어제 저녁 서울 사무소를 통해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앞으로 팩스로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곡물 및 생필품 구입을 위해 약 6천만달러를 한국 정부가 지원해달라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WFP는 앞서 현지시간 19일 본부가 있는 로마에서 한국대사관에 공식 지원 요청서를 접수시켰다.

김 대변인은 “WFP는 긴급식량안보평가(RFSE)를 통해 확인된 북한의 식량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9월1일부터 새로운 긴급 지원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요청을 공식 접수했으며 이와 관련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서 정부 입장을 나중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적 지원과 북핵 등 정치문제와는 분리 대응 ▲선(先) 지원요청 후(後) 지원검토 ▲식량난 심각성이 확인되거나 심각한 재해가 발생할 경우 국민여론 등 감안해 식량 지원을 검토하다는 정부 입장을 재차 소개했다.

WFP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6천만달러는 옥수수로 환산하면 15만t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FP가 정부에 보낸 외교문서에는 ▲북한의 620만명의 취약계층 지원이 목표 ▲지원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현장 모니터링 체계 가동 예정 ▲곡물 및 생필품 구입을 위해 6천만 달러의 추가 재원 확보 시급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처럼 WFP가 공식 외교문서를 통해 대북지원 협조를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가 대북 지원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부는 ‘국민 여론 고려’는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북핵 문제의 진전 조짐이 보이지 않고 특히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대북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시점에서 정부가 먼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실제 통일부 고위 당국자도 “금강산 피격 사태 이후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다”며 대북 지원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 바 있다.

또한 우리 정부는 그동안 행정비, 운송 시간 지연 등을 이유로 WFP에 대한 지원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왔다.

한편으론 정부가 순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북핵 문제 등과 연계하지 않고 조건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WFP의 요청에 어떠한 입장을 보일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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