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중일 정상회담 고심

정부가 다음달 일본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은 한.중.일 정상회담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중등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면서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한때 한.중.일 정상회담 불참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 들어 ‘참가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정부 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20일 “현 단계에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히 다음달 21일 일본 고베(神戶)에서 3국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조정중이라는 일본 NHK 보도와 관련, “날짜와 장소 등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명분과 실리’ 면에서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쪽으로 입장을 모아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선 3국 정상회담은 지난해 한국정부가 주도해 합의를 본 사안이었다. 3국은 그동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 등 다자 무대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있으나 3국 정상이 따로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또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일본에 일정한 타격을 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독도 문제 해결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문제는 문제대로 해나가고, 또 한편으론 일본과의 관계는 관계대로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며 `분리대응’ 방침을 시사한 것도 정부 내부의 기류와 무관치 않다.

게다가 일본측이 최근 구체적인 회담 개최 일자를 정해놓고 한국측의 참가를 유도하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독도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일본에까지 건너가서 회담할 경우 국내 여론이 부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열심히 뛰고, 언론을 통해서도 흘리는 것 같은데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우리가 참석할지 여부도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외교소식통은 “3국 정상회담은 한.일 양국 뿐 아니라 중국도 개입돼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기류를 볼 때 여론의 추이가 변수가 되겠지만 결국에는 3국 정상회담에 참가하는 쪽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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