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선왕조실록 ‘남북공동전시’ 추진

남북한이 소장한 조선왕조실록 사대사고(四大史庫) 본을 한 자리에 전시하는 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국보 제151호인 조선왕조실록은 멸실 등의 우려 때문에 복수로 제작됐고 오대산본, 태백산본, 정족산본, 적상산본을 사대사고본이라고 한다.


19일 문화체육관광부 및 남북교류 협력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2013년 실록 편찬 600주년을 기념하고 남북교류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남북한이 소장한 실록 사대사고본을 서울에서 공동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남북이 공유하는 역사를 한 자리에 모은다는 측면에서나 600년 전 역사보존 목적에서 탄생해 한 번도 모인 적이 없는 사대사고본을 처음으로 한 자리에 전시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각계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북한의 협조가 불가피한 만큼 추진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실록은 1392년 태조부터 1863년 철종까지 472년의 역사를 1천893권 888책에 기록한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 유산으로도 등재돼 있다.


남한은 서울대 규장각이 정족산본 1천707권(1천187책), 오대산본 74책, 산엽본(흩어져 있는 것을 묶은 것)을, 국가기록원이 태백산본 1천707권(848책)을 소장하고 있다.


실록은 특정시기에 모두 편찬된 것이 아니어서 그동안 별도의 편찬 기념식이 없었지만, 근년 들어 첫 실록이 만들어진 태종 13년(1413년)을 실록 탄생시점으로 보고 이를 기념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실록 전시회는 최광식 문화부 장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장관은 작년 9월 취임 당시 “남북 간의 단절된 문화교류를 이어가야 한다”며 아리랑을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남북이 공동 등재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화부는 올해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고구려 고분군 실태조사, 북한 실록 및 고문헌 공동조사, 남북 문화통합 연구 등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한다.


문화부 관계자는 “비정치 분야인 문화교류 확대를 통해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고 교류기반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통일부에도 적극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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