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北우주발사체’ 발언 주목

북한이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로켓에 대해 미국 국가정보국의 데니스 블레어 국장이 10일 `우주발사체’라고 밝히면서 북한의 로켓에 대한 우리 정부의 판단이 관심이다.

북한의 로켓이 장거리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미 정보당국의 수장이 `우주발사체’라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북한의 로켓이 `인공위성’을 탑재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여부는 로켓에 실리는 물체에 의해 결정된다.

탄두가 실려있으면 미사일, 우주탐사선이나 위성이 실려있으면 우주발사체로, 이는 운반되는 물체가 탑재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사항이다.

따라서 블레어 국장의 발언은 정보에 의한 판단에 따른 것이기보다는 여러 정황을 바탕으로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 미사일 정국의 핵심은 운반되는 물체가 `탄두’인지 `인공위성’인지보다는 실제 발사를 강행하느냐 여부에 있다는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따라서 정부는 블레어 국장의 발언 자체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지, 인공위성을 발사하는지 그게 의미가 있는게 아니다”면서 “북한이 인공위성을 쏘더라도 이는 미사일 기술 실험의 일환이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블레어 국장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그러니까 그걸 염두에 두고 한 발언같다”고 평가하고 “미사일이든 위성이든 똑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 분위기도 블레어 국장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발사하는 로켓에 인공위성이 탑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발표를 했으니 실제 발사할 로켓이 인공위성일 개연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북한이 탄두를 탑재할 정도로 무모한 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한미 당국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든 미사일을 발사하든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주장해온 이유도 북한이 발사할 로켓이 인공위성을 탑재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블레어 국장이 북한이 실제 발사를 감행하기도 전에 굳이 이를 `인공위성’일 수 있음을 시사한 데는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발언이 나온 맥락을 짚어봐야겠지만 그동안 한미 당국자들이 `인공위성일지 미사일일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모호성을 유지해 오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기정사실화한 미국이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북한과 어차피 대화를 해야 하는 미국의 새 행정부로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로 필요 이상의 위기감이 조성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이미 공언했던 `요격’에 대해 부담감을 느껴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요격을 시도했을 때 실패할 확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인공위성이라고 규정하면 요격을 시도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