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16일 ‘9·19 공동성명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그러한 발언에 대해 정부는 필요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9·19 공동성명을 준수하겠다는 것을 포함해서 북한 측의 의도에 대해 좀 더 파악을 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의 움직임에 대해 앞으로 북한이 어떤 태도와 행동으로 나올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 지금까지 경험을 돌이켜볼 때 ‘말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비핵화의 진정성이 입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전반적인 북한의 태도, 그런 입장을 예의주시해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만일 북한이 그러한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보일 경우에는 우리 정부로서도 이에 상응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말’ 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정부의 인식이다.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 북한의 선(先) 행동변화를 촉구했다. 더 이상 북한의 ‘밀고 당기기 식’ 대화전술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를 보여왔다.
외교 소식통도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발언은 여러 차례 해왔기 때문에 이번 김계관 부상의 발언을 북한의 태도변화라고 보기 힘들다”면서 “특히 북한이 최근 ‘핵을 강화하겠다’든지’ 영변 냉각탑을 다시 재건하고 있다’는 것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론 북한이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으로 한미가 요구하고 있는 9·19 공동성명 이행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일보 진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선행되지 않는 한 대화재개는 힘들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북한이 의장국인 중국을 등에 업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대화공세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한미가 요구하고 있는 ‘구체적인 행동’에 화답하지 않을 경우 대화 재개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