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연평도 포격 김정일 ICC 제소 검토

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전쟁범죄’로 간주, 김정일과 후계자 김정은을 유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 “김정일과 김정은이 이번 포격을 주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반인도주의적 행위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이번 공격은 엄연히 ICC가 규정한 전쟁 범위에 속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국자는 “이에 따라 정부는 김정일과 김정은을 제소하는 방안을 ‘연평도 사태에 대한 외교적 대응조치’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또 “공격을 당한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ICC의 독립검사 역할을 하는 소추관들도 기소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ICC에 김정일, 김정은을 제소하는 게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를 분석하고 있다”면서 “현재 정부가 직접 제소할지, 누구를 기소할지, 언제 제소할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이번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응조치로서 ICC제소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지만 실제로 정부가 나서서 직접 제소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ICC는 그동안 무장세력지도자인 콩고의 토머스 루방가, 우간다의 조셉 코니,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사건의 주범인 카잉켁이에프 등 반인도 범죄자를 체포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거나 형을 선고한 바 있다.


정부가 ICC 제소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응 조치로 안보리 회부 외에 마땅한 외교적 대응방안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ICC 제소 자체가 유엔 안보리 회부보다 추가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라는 의견이 많다”면서 “안보리가 결의안을 채택하기 어려운 만큼 ICC 제소가 더 효과적인 외교적 대응조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북한 관련 시민단체 모임인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반인도위)가 ICC에 김정일을 제소하는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국내 북한인권 단체들이 ICC제소를 추진해 왔다.


이들은 “북한이 ICC 비당사국이지만 유엔 회원국인 만큼 지난 1973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전쟁범죄 및 인도주의에 반하는 죄를 저지른 자들의 수사·체포·인도 및 처벌에 대한 국제협조’ 원칙에 의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ICC에 제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