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언론 ‘체감지수’ 달랐던 PSI

“실체적 상황이 정확히 전달이 안돼 답답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3일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제출할 정부 이행보고서를 발표할 당시 이른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관련된 언론보도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PSI 정식참여 유보’ 또는 ‘정부가 미국의 PSI 전면참여 요구를 거부했다’는 식으로 보도했으나 이는 실제 상황, 적어도 한미 당국간 협의내용과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었다.

한 고위 당국자는 “한미간에 이 문제를 두고 세밀한 협의가 있었고 ‘이 정도면 됐다’는 모범답안을 어렵게 도출해냈는데 언론이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상황과 언론보도간 괴리감은 18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느낌이다.

정상회담 이후 조지 부시 대통령은 “PSI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지와 협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많은 언론의 경우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향해 ‘PSI 전면참여’를 압박할 것이고 이에 노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 지에 주목하던 터에 나온 ‘의외에 답변’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은 단호했다. 애초부터 한미 양국간 PSI와 관련된 의견조율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에 나선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한국이 취한 (PSI) 입장을 발표할 당시 언론이 한쪽으로 치우쳐 정확히 보도가 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PSI의 원칙과 목적을 지지하고 한국 자체의 판단에 따라 사안별로 참여범위를 조절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13일 정부의 이행보고서 발표 당시 ‘PSI 목적과 원칙을 지지하며 우리의 판단에 따라 참여범위를 조절한다’는 내용은 ‘목적과 취지에 공감한다’는 추상적 표현이 동원됐던 과거와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가 있는 내용이다.

게다가 정부는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의 활동은 우리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남북해운합의서 등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미국이 요구하는 PSI 전면참여를 피하기 위해 들고 나온 것이란 시각도 있었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발표속에 담긴 ‘행간의 의미’를 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한반도의 특수상황이라는 당연한 변수를 고려하면서도 한반도 주변 수역 외에서 PSI 훈련이 있을 경우 적극적인 물적 지원에 나설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얘기다.

특히 이 정도의 PSI 참여라면 미국도 충분히 납득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번에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지 않느냐는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사안을 해석할 경우 내면에 자리잡은 핵심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면서 “언론의 해석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PSI 현안의 복잡미묘한 상황을 다각적으로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특정사안을 놓고 정부와 언론의 해석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실체적 상황을 과도한 편향성으로 인해 잘못 해석하는 것은 어느 쪽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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