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교생 크로싱 감상문 <우수작>

북한과 새터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영화 크로싱을 보고 나서

이름: 전지혜
학교: 창문여자 고등학교 3학년 1반

초등학교 입학해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지금까지 학교에 다니면서 북한과의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우리가 그것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토론하거나 글로 쓰는 일들이 꽤 있었다.

거의 매년마다 북한 관련 포스터나 글짓기 대회를 했고 또 나는 북한에 지원하는 정부에 대한 기사와 이산 가족들의 이야기, 그리고 새터민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접해왔지만 나는 북한 사람은 한 민족이고 그들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새터민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또 우리나라에서 북한에게 지원해주는 것들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늘 친구들과 나는 항상 가난하기 때문에 한 민족이라 북한을 도와야 하고, 군사비가 절감되고 이산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모두 같은 소리로 이야기를 끝냈었다.

초등학생이 군사비가 무엇이고 통일이 되면 왜 절감되고 이산가족의 슬픔이 얼마나 크고 그 사람들이 얼마나 가난한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통일을 위해 초등학생이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엔 한숨이 절로 나왔다. 대통령도 하지 못하는 일을 초등학생이 뭘 하겠는가 싶었다. 매년 숙제를 내주는 선생님도 북한에 관한 기사를 읽는 부모님도 북한에 관광을 다녀온 사람들까지도 북한의 생활에 대해 말해주지 못했다.

그냥 다들 한민족이라는 내겐 너무 낯선 말만 했을 뿐…

솔직히 이산가족들도 헤어진 가족 없이 잘 살고 있고 내가 TV로 본 이산가족들은 다 할아버지 할머니였기 때문에 이제부터 천천히 교류를 시작해도 이산가족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어서 돌아가실 거란 생각에 그러면 그들을 위해 어려운 통일을 해야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초등학생이었던 내게도 나름대로 대통령은 하나여야하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반으로 줄여야 하고 또 그 사람들을 우리만큼 살게 하기까지는 엄청난 돈이 들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통일은 별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북한의 외교 상의 문제도 많고 통일이 되고 나면 우리나라도 무사하지는 못할테니까…

그래서 난 이 영화를 학교 단체관람으로 보러가면서도, 영화가 시작되는 그 순간까지 투덜거렸다. 새터민 이야기라면서 뻔한 이야기를 왜 보냐고…그냥 또 어려우니까 도와야 한다는 막연한 이야기 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는 내가 생각하던 것과 많이 달랐다.

실제 북한은 끔찍했다.

차라리 우리나라 노숙자는 양반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한 아이가 빵을 훔쳐 달아나다가 잡혀 어른에게 맞으면서도 빵을 손에서 놓지 않는 장면에서는 그들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낄 수 있었다.

모든것이 공평하다는 공산주의는 공평한 가난 이외에는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매일 일을 해도 영양실조와 결핵에 걸리고 우리나라엔 흔하디 흔한 감기약과 결핵약 조차 구할수 없는 그곳에서 반복되는 삶을 사는 사람도 불쌍했고 살기위해 떠나려는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고 수용소에 잡혀 고문당하는 사람들도 너무 안타까웠다.

그 사람들이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모습들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북한을 벗어나는 과정은 내게 정말 잊혀지지 않는 충격을 주었다. 도망치는 사람들을 발로 차서 죽이고 총으로 쏴서 죽이고.. 정말 그들 사이엔 나라에 대한 충성 뿐 법도 도덕도 인정도 폭력으로 인한 상관관계도 없는 것 처럼 너무나 잔인했다.

정말로 그들이 원하는 것은 너무나 평범하고 당연하고 작은 것들이었는데…

가난 속에서 행복이 무너져 가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겪어야 하는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11살 아이 준이의 삶이 너무 버거워 보였다.

그런 아이가 대부분이라는 것에 서글펐다. 한 민족인데..정말 어른들 말처럼 우리는 한 민족이고 가족인데…

우리 나라엔 그들의 헤어진 가족도 있을텐데 우리와 너무나 다른 삶을 힘들게 살아간다는 점이 가슴 아팠다. 난 영화를 보고 비로소 왜 우리 나라가 통일이 되어야 하고 우리 정부가 얻는 것 없이 북한에게 지원을 해줘야 하며 새터민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 오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이 영화가 끝나고 새터민을 만났었다.

새터민 하면 빨간색 스카프를 두르고 있는 작은 초등학생을 예상했었는데 내가 그날 만난 새터민은 사투리도 안쓰고 너무나 평범한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그가 인사를 하고 처음 꺼낸 말은 영화의 모습이 정말 북한의 모습과 많이 흡사하다는 말이었다. 정말 저렇게 가난에 굶주리는 사람이 많고 자신 또한 배가고파서 탈북했다고 했다. 그는 19살에 처음 탈북을 시도했다가 수용소에 잡혀 일년 반 동안 지내다 나와 다시 탈북한 사람이었는데 그동안 자신이 거쳐온 이 영화속의 일들을 잊고 지냈는데 영화를 보고 다시 그 생활이 떠올라 한참 울었다는 말로 이 영화가 얼마나 북한의 실제 모습을 닮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보충했다.

이 영화는 소설이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 겪고있는 현실이란 생각에 울컥 눈물이 났다. 다들 영화의 여운으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때 한 친구가 질문을했는데 우리 정부에서 지원되는 것들은 어떻게 쓰이냐는 질문에 그 남자는 한숨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거의 그건 받지 못한다고.. 거의다 배급되는 그 용도로 쓰이지 배급 이외에 더 받는 것은 없다고…자신이 적십자 표시가 되어있는 쌀을 딱 한번 배급 받아봤다고…그 얘기를 듣고 참 답답했다. 그리고 모두가 안타까워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위한 물품들이 그냥 배급용이고 또 이제는 그마저 거의 없는 상태라니 정말 화면 그상태 그대로 사람들이 굶어 죽을 것 같아 마음이 급해졌다. 내가 그들을 위해 뭔가 해야할 것처럼…

영화가 끝나고 나와 친구들 모두가 오랫동안 여운에 잠겨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우리 근처에 살고 있는 새터민들이 많다는 것을, 그중에는 우리 학교 근처에 다니는 우리 또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아이들은 이곳에 와서도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북한에 대한 정보도 많았고 내가 도울 수 있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영화는 내게 더이상 그냥 새터민의 얘기가 아니라 내게 북한의 의미와 통일의 의미를 바꿔주고 나 또한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명분을 준 영화였다. 이제는 수업시간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북한 사람들의 생활을 이야기할 만큼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고 가깝게 느끼게 되었다.

정말 인간성이 점점 매말라가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이기적으로 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반성하고 돌이켜 볼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

영화표 한장의 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느끼고 알수 있는 영화이니까..그리고 이제는 북한에 대한 막연한 토론과 글쓰기 대신에 차라리 이 영화를 보고 북한의 생활에 대한 느낌이나 우리가 새터민이 우리 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울 수 있는 것들을 토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나처럼 마음대로 마음의 선을 긋고 통일을 비판적으로만 바라보고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하지는 않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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