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교생 크로싱 감상문 <가작1>

영화 <크로싱>을 보고…

이름: 조동호
학교: 배명고등학교 3학년 3반

학교에서 단체로 이 영화를 본 후에 이 글을 쓰는 것이긴 하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에도 가족과 DVD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볼 때 그저 안타깝다고만 여겼던 영화가 다시 봤을 땐 내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 충격이란 내가 그동안 북한에 대해, 아니 정확히 말해서 북한 국민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의 대부분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에서 나타난 북한 국민의 인권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들, 이를테면 종교의 자유조차 지켜지지 않는, 인권이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이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용수네와 친한 한 가정은 성경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반역죄’에 처해져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된다. 실제로 북한에는 종교를 믿는 것을 금지한다고 하며, 만일 종교를 믿거나 종교 관련 서적을 소지하는 것이 적발되면 사형 내지 최하 15년 정도의 징역에 처한다고 하니, 자유 민주주의 체제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개인의 신념까지도 속박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북한 국민들이 그저 안타깝고 안타깝기만 하였다. 한편, 영화 속 장면에서 국민에 대한 북한의 심각한 폭력행위를 볼 수도 있었다. 영화에서 용수의 아들인 준이가 아버지를 찾으려 중국으로 가기 위해 국경을 넘는 도중, 북한 군인에게 발각되고 그들에 의해 준이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던 한 소년이 총의 개머리판으로 무자비하게 폭행당했던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 속 소년은 한쪽 눈이 거의 피로 뒤덮힌 채 죽어가고 있었는데 보기에도 너무나 끔찍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영화 속 내용이 분명 사실이라는 것이다. 북한에서 국경을 넘는 행위는 곧 국가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되어 그 즉시 반역자의 신세가 되고 발견한 군인은 그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할 수 있고 심지어 그 자리에서 사살할 수도 있다.

또한 그 대상은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고 한다. 준이와 그의 친구처럼 운 좋게 살아남는다고 해도 수용소로 끌려가서 고된 노동을 하고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 등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살아가야 한다. 교사가 학생들을 체벌하는 것도 문제가 되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 한편, 북한에서는 개개인의 직업을 국가에서 미리 다 정한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용수는 탄광에서 일을 하는 광부였다.

이러한 개인의 직업들이 미리 정해진다면, 북한 어린이들은 과연 어떤 꿈을 가지고, 어떤 삶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갈까? 그리고 북한 대부분의 가정들은 오늘날까지도 식량 문제로 상당히 고통 받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많은 식량을 지원해주는데 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배를 굶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원해주는 식량은 대부분이 군사비나 국가 경비로 쓰이고 일부만이 국민들에게 배급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북한 어린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지 문득 궁금해진다. 만일 내가 북한에서 태어났더라면, 내가 준이였더라면 과연 내가 지금의 내가 가진 꿈과 삶의 목표를 그대로, 아니 근접하게나마 지니고 있었을까? 생각하기조차 싫다. 방정환 선생께서는 어린이들을 귀하게 여겨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국가 전체를 위해서라도 어린이들을 존중하는 자세가 북한에서는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써 존중해 줘야 하고 그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영화 속 준이와 같은 어린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해야 하며, 결코 나와서도 안 될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며 다뤄져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탈북자의 인권에 관한 문제이다. 영화에서 용수는 아내의 약과 아들 준이의 선물을 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간다. 거기서 그는 중국 공안에 발각되어 벌었던 돈도 다 잃어버리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 와중에 그는 한 사내의 제안을 듣고 북경으로 간다.

그 제안은 인터뷰만 좀 해주면 돈을 많이 주겠다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돈을 준다기에 따라갔던 그는 도착해서야 비로소 다시는 아내와 아들 곁에 돌아갈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는다. 그가 간 길은 바로 대한민국으로 귀화하는 것이었다. 자진 탈북한 이들을 안전히 보호해서 우리 나라에 안착해 살도록 돕는 것이 정상인데, 영화 속에서 용수는 원치 않는 탈북을 강요당하게 된다. 탈북자들 역시 인권을 지니고 있다. 단시 이슈거리를 만들기 위해 탈북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고통을 줄 뿐이다.

또한, 영화 속에서는 한국에 정착한 용수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사는 것을 보여주지만, 실제로 상당수의 탈북자들은 한국에 도착한 뒤 안정적인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탈북자들을 위하는 길은 그들의 의사를 가장 먼저 존중해 주는 것이고, 그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새로운 사회와 체제에 대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한편, 영화에서 용수의 부인은 임신 중 폐렴에 걸린 상태였다. 폐렴은 음식섭취량이 미달되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고 약만 먹어도 어렵지 않게 낫는 병이다. 헌데 영화에서 용수는 근방에서 폐렴약을 구하지 못했고 결국 약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게 된다. 이처럼 북한의 보건 상태는 정말 심각한 상태이다. 실제로 북한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1993년 72.7세에서 2002년 67.2세로 5.5세 줄어들었고 현재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를 보면 북한의 보건 상태와 아울러 식량 상태가 얼마나 열악한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충분히 소생시킬 수 있는 환자조차 구할 수 없는 북한의 현실에 너무나 큰 분노를 느낀다.

영화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정착한 용수가 아내의 폐렴약을 사러 약국에 가고 그 곳에서 약사에게 보건소에 가면 폐렴의 기본적인 약은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매우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내가 죽은 사실을 알게 된 용수가 집에 돌아온 뒤 사장에게 했던 말이 아직까지도 내 머릿속에 맴도는 것 같다. “예수님은 불공평하시지. 저 북쪽에선 밥도 못 먹고 굶어 죽고 있는데, 이곳 남조선에서는 이렇게 잘 살고 있고…” 내가 교회에 다니는 크리스천이기 때문일까… 용수가 사장에게 외치던 이 말은 내 가슴속을 너무도 아리게 했다.

이제 와서야 말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것이 처음엔 솔직히 내키지 않았다. 원래 휴머니즘이 있는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내겐 그저 지루할 것만 같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두 번 씩이나 이 영화를 본 후, 감상문을 쓰고 있는 내 마음은 글쎄,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허나, 분명한 건 이 영화를 통해 가깝지만 먼, 북한이라는 나라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 채 누리던 모든 것들이 어떤 곳에서는 정말 간절히 필요한 것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둘로 나뉘어 살고, 그 속에서 누리고 있는 권리 역시 너무나도 다른 우리지만, 결국은 한민족이다.

북한 국민들의 인권은 결코 북한 내부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쌀 몇 포대 지원해 주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 진정으로 그들을 돕는 길은 더더욱 아니리라 생각한다. 개개인, 나아가 그들이 이루는 한 가정의 삶이 국가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데도 그들은 저항할 수조차 없다. 이것이 바로 북한의 가혹한 현실이자 암울한 미래이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의 ‘준이네 가족’ 을 만들어서도, 만들도록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된다는 그 절실한 마음, 그 마음이 쌀 몇 포대보다 더 값지고 귀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통일이라는 문제 역시 북한 국민들과 우리 국민들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게 될 때, 그것을 위해 서로가 화합하고 일심동체가 될 때 비로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 영화를 본 후 이 글을 쓰기 직전까지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을 이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이 글을 쓰며, 끊임없이 생각하였고 이에 대해 내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었다. 혹시나 나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이가 있다면 그들 또한 이 영화를 보고, 절실히 느끼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답은 분명 내려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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