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6자회담 돌파구 찾을까

올해 마지막 남북 고위당국간 회담인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이 북핵 6자회담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 미국과의 정치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미국측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날카롭게 대립하면서 제5차 2단계 6자회담의 전도(前途)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우리측이 내년 1월로 예상되는 차기 6자회담에 앞서 사전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19일 제주도 회동을 제의한 데 대해 북한이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상황은 더욱 어두워 보인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북한은 범죄정권’이라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의 발언에 이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세계문제협회가 주최한 모임에서 “북한이 달러를 위조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북한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는 등 미 행정부가 대북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세운 ‘9.19 공동성명’의 합의가 행동으로 옮겨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리 정부가 급해졌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제주도 남북장관급 회담 장(場)을 찾은 것 자체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송 차관보는 13일 남북 대표단간 만찬회동에 참석했다.

정부는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다른 남북관계 현안보다도 북핵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특히 6자회담의 장애물로 등장한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향후 공동성명 이행방안 논의에 성실하게 참여할 것을 설득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브리핑을 통해 “장관급회담때 북핵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며,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제안을 전달하고 5차 북핵 6자회담의 조속한 진척을 북한에 촉구하고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측은 특히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대북 금융제재 공방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을 통한 순리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어느 한 쪽이 주장한다고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며 북한이 전적으로 부인하는 상황인 만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실관계가 확립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전했다.

미측은 우리측에게 마카오 소재 방코 델타 아시아(BDA)를 통한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 혐의 등과 관련해 미측은 3년 정도의 조사를 거쳤으며 당초 올 상반기에 발표하려 했으나 6개월의 추가조사를 한 뒤 지난 9월16일 발표했고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사법적인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 지 장관급 회담을 통해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적지 않다.

더욱이 장관급 회담에 나서는 북측 인사들이 6자회담 협상을 책임지는 외교채널이 아니라 대남 라인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통해 6자회담과 관련된 가시적인 답변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금융제재 문제에 대한 우리측과 미측의 입장 등을 북한 대표단에 전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대표단 간에 협의를 진행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이번 회담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의 제주도 회동에 북한이 참여할 것을 촉구하더라도 당장 회담기간에 북측이 그에 화답하는 등의 상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는 8차 장관급 회담때부터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의 병행 전략을 구사하면서 6자회담 분위기 조성에 기여해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기대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남북간 대화 통로로 자리잡아 온 장관급 회담이 그동안 북핵 문제에도 상징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긍정적 역할을 한 게 사실이고 보면 즉각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더라도 언제 열릴 지 예측하기 어렵게 된 차기 6자 회담의 동력을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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