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났다.
이날 접견에서 이 여사는 북한을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박 대통령은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된 접견에서 “2년 전 찾아뵀을 때 하루속히 통일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하셨던 것을 기억한다”며 통일준비위원회 출범 계기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이 여사를 접견한 것은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2012년 8월 동교동을 찾아 예방한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여사께서 털모자도 직접 짜고, 목도리도 준비한다고 들었다”면서 “북한 아이들에게 그런 정성과 사랑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북한 아이들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 추위에 모자와 목도리를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짰다”면서 “북한을 한번 갔다 왔으면 좋겠는데 대통령께서 허락해줬으면 좋겠다”고 방북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언제 한 번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5주기 즈음에 뵙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러가지 있다보니 오늘에야 뵙게 됐다”고 이 여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의 묘역에 일주일에 두 번씩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찾아가 기도한 것을 들었다고 하자, 이 여사는 “5주기에 화환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여사께서도 10·26(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5주기)에 조화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을 많이 해 김 전 대통령도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