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민주화 시위 13일째…장기화 조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13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혼란한 정국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집트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NDP) 지도부가 5일 총사퇴라는 강수를 두었으나 무라바크 대통령은 당수직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시위대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NDP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이자 정책위원회 위원장인 가말과 사무총장인 샤프와 엘-셰리프 등 당 지도부 6명이 동반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방송인 알-아라비아TV는 애초 무바라크 대통령이 당수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가 뒤늦게 관련 보도 내용을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국민민주당 사무총장, 정책위원장직에 상원의원이자 중진 정치인인 호삼 바드라위를 임명했다.


앞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 1일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오는 9월 치러질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뒤이어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차남 가말도 대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태 해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임기 내에 물러나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며 시위대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카이로 도심의 타흐리르(해방) 광장을 점거한 채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주도한 야권 세력의 구심점 없이 야권들 간 분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사태가 조기에 진정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강경세력과 임기를 마칠 때까지 더 지켜보자는 온건세력으로 갈리면서 야권 간 내홍 조짐도 나오고 있고 시위가 10일이 넘는 장기간에 돌입하면서 시위대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지쳐 조직력이 약화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편 지난 4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에서 권력 이양 작업이 즉각 시작돼야 한다”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우회적으로 압박했었으나 최근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점진적인 권력이양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다.


프랭크 와이즈너 이집트 특사는 5일 “권력 이양 과정에 무바라크 대통령이 계속 현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5일 “이집트의 민주화 과정에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주도하는 개혁 이행과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급진세력의 권력 부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린턴 장관 “도전에 직면한 사회에서는 자신들만의 특별한 어젠다를 추진하기 위해 이행과정을 빗나가게 하거나 가로채려는 세력들이 움직이게 마련”이라면서 “실질적으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이끄는 이집트 정부가 밝힌 이행과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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