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가 개원한 30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은 짐정리에 분주했지만, 당 안팎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사무실은 텅 비어 있고 두 의원과 보좌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9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통합진보당 이석기(左)·김재연(右) 의원실이 텅 비어있다. 두 의원의 사무실은 신관 5층 복도를 두고 서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조종익 기자
김 의원만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법안, 19대 국회 1호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의원실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 관계자들은 이들이 아직 입주하지 않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의정활동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가 덜 됐다거나 내부 입장 정리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추측만 당 안팎에서 나돌았다.
이 의원의 사무실은 신관 5층 520호, 김 의원은 523호다. 구(舊)당권파인 김선동(519호), 오병윤(521호), 김미희(522호) 의원 등의 사무실도 이·김 의원 사무실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구당권파 의원 5명이 같은 층에 연달아 모여 있는 것이다. 이상규 의원 사무실만 구관 475호에 배정됐다.
신당권파인 심상정(516호), 노회찬(518호), 강동원(525호) 의원 사무실도 구당권파 의원들과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의원실 방배정은 19대 국회 의석비율에 따라 배정받는다. 현재 총 의원실은 신관 192실, 구관 108실로 통진당은 13석을 얻어 의석 비율에 따라 신관 5층에 9개, 구관 4층에 4개의 방을 배정 받았다.
이날 이·김 의원이 의원회관에 짐을 풀기도 전에 이들에 대한 제명 논의가 여야를 뜨겁게 달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제명 문제를 민주통합당과 협의하겠다고 말했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두 의원에 대한 제명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의원직 유지를 위해 사활을 걸고 넘어야 할 산들이 곳곳에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영등포 통진당 당사 앞에서는 보수성향의 한국시민단체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수많은 사퇴 요구에도 이석기 등 주사파 당선자들이 북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결국 국회의원이 됐다”면서 “주사파 의원 6명에 대해 2인1조의 의정활동 전담감시팀을 꾸려 상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