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문제, 정부의 정책 전환 시급하다

2년여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1일 금강산에서 마무리됐다. 지난달 26~28일 1차 상봉행사에는 남측 방문가족 97명과 동반가족 29명이 북측 가족 240명을 만났고, 이어진 2차 상봉행사에서는 북측 방문가족 98명이 남측 가족 429명을 만났다.

100세의 노모가 할머니가 다 된 셋째 딸의 볼을 부여잡았다. 60년 만에 다시 만난 부부는 손바닥에 땀이 차도록 서로 손을 움켜쥐고 있었다. 95세 아버지가 신경이상으로 손을 떠는 68세 아들 손을 주물러 줬다. 부친 대신 북한군 징집을 받아들였던 작은 아버지 앞에서 조카는 고개를 숙였다.

가족들은 사흘간 단체상봉, 환영만찬, 개별상봉, 공동중식, 야외상봉, 작별상봉 등 6차례 만남을 가지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상봉의 기쁨도 잠시, 헤어짐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다가왔다.

마지막 상봉 일정을 끝낸 가족들은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60년 동안 헤어져 그리워하며 지냈던 시간에 비해 3일의 시간은 너무 부족했다.

이제 이들은 헤어진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는 기막힌 일상으로 돌아갔다.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돌아서는 순간 또 다시 ‘계속 살아 있을까?’라는 걱정이 끊임없이 가족들을 괴롭힐 것이다.

이번 상봉 행사가 “장군님의 특별조치로 성사됐다”는 북측 관계자의 공치사가 사실이라면, 정말로 ‘기약 없는’ 이별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응해준 회수가 겨우 17회 뿐이니 그냥 빈말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우리는 ‘장군님의 배려’ 만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을 포함해서 남쪽에서 상봉을 신청한 인원만 해도 12만7343명이다. 그중 이미 3만 9천명이 사망했으며 76%가 70대 이상의 고령자다. 최근에는 한 달에 4천명 이상이 북쪽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세상을 뜨고 있다. 한 실향민은 달리는 열차에 몸을 던져 이 세상에 대한 원망을 표출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가 이번 상봉기간 동안 행사의 정례화, 서신교환과 화상상봉의 동시 추진 등을 부쩍 강조하긴 했으나, 정부 차원의 ‘해법’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핵무기를 포기하면 북한을 잘살게 해주겠다’ ‘그랜드 바겐으로 핵문제를 해결해 보자’ 쉬지 않고 북측에 통큰 선제공세를 날렸던 이명박 정부는 유독 인권과 관련된 문제에서만은 심하게 움츠려 든다.

아이러니 하게도 오히려 더 적극적인 쪽은 북한이 아닌가 싶다. 북측 적십자 장재언 위원장은 이산가족 상봉을 기회로 남측의 지원이라도 챙겨보자는 속셈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유종하 총재와 면담에서 “요번 이산가족 상봉은 북측에서 특별히 호의를 베풀어 재개한 것인데 남측에서는 화답을 생각해보지 않았느냐”며 당당하게 이명박 정부를 압박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이미 돈 맛에 익숙해진 북한을 상대로 차라리 ‘화끈한 거래와 압박’을 병행 해보는 것은 어떤가?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권 문제에 적극 협조하면 실익이 생길 것이나, 만약 응하지 않으면 ‘유엔 제재’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괴로워 질수 있음을 북한이 깨닫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국민들이 노무현-김대중 정부의 대북지원 정책에 대해 회의감을 갖게 된 것은 ‘액수’의 크기 때문이 아니라 ‘성과’의 부실함 때문이었다. 이명박 정부도 이러한 국민적 평가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과를 중요시 한다는 ‘실용주의’ 정부에서도 이산가족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이를 납득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북한 탓”이라는 핑계는 이제 그만 둘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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