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국 중국 다시 역할 발휘하나

북핵 6자회담이 나흘째를 맞은 22일에도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이 또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BDA자금의 송금문제 해결이 늦어지면서 이번 회담이 21일 허무하게 끝날 듯 하던 상황에서 중국이 연쇄 양자협의를 갖고 회기 연장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특유의 중재력을 이번에도 발휘,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번 회담의 국면을 바꿀 수 있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중국의 역할은 BDA와 관련한 기술적인 문제를 푸는 작업과 극단적인 `버티기 전술’을 쓰고 있는 북한의 태도를 바꾸는 작업에 모두 걸쳐져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상황을 봐도 이번 BDA문제의 경우 애초 열쇠를 쥐고 있던 미국이 이미 BDA 조사를 종료하고 `월권’ 논란을 불러일으켜 가면서까지 북한 자금의 전액 반환을 발표한 만큼 공은 중국 쪽으로 넘어가 있는 형국이다.

특히 북.미가 BDA 자금 수신처로 합의한 중국은행이 국영 은행이라서 중국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관심은 중국 정부가 국영 은행이자 상장기업인 중국은행을 어떤 방법으로 설득해 낼지에 쏠리고 있다.

중국은행은 특히 뉴욕시장에 상장을 추진중인 상황에서 `불법’ 꼬리표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BDA 북한자금을 수신할 경우 신인도와 명성에 흠이 나면서 상장작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중국은행은 이미 BDA 금융제재가 한창이던 지난해 마카오 지점의 북한 관련 자산을 동결하면서 북측과 선을 그은 사례도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중국측은 중국은행이 북한 자금을 받아들이고도 신뢰도에 이상이 없도록 하는 `우회로’를 적극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측은 아울러 `송금사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대화에 나서지 말라’는 강한 훈령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북측의 입장을 변화시키는 데도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이 전날 회기를 1~2일 연장키로 결정한 이면에는 연장된 회기 내에 송금문제가 100% 해결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입장을 바꿔 대화에 나서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중국이 북측을 향해 `BDA 자금을 최대한 빨리 손에 쥘 수 있도록 행정적 노력을 다 할 테니, 대화에 성의를 표하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6자회담에서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도 나름의 역할을 맡기 위해 분주하게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표단은 북측의 경직된 입장 때문에 `독’이 올라있을 미국 대표단에 냉정한 대응을 당부해가면서 이번 회기에 비핵화 논의의 모멘텀을 이어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북측과의 대화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비핵화 논의는 답보 상태이긴 하지만 우리 대표단은 북한이 회담테이블로 돌아왔을 때 나머지 참가국들이 일치된 `안’을 제시, 신속한 협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각국 대표단과 다양한 양자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수석대표들이 이날 베이징을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일본과 러시아 측은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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