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전외교 “한국도 대북 실용자세 필요”

윤영관 전 외교장관은 12일 “오바마 미 행정부가 군사적 힘을 염두에 두면서도 일단 대북 포용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념적 경직성이 아닌 실용적 자세”라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전략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초청강연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이념과 도덕주의에 기반한 부시 행정부와 달리 실용적 관점에서 유연하게 대북정책을 펼쳐 나가는데 우리만 좌우 이념 대립에 매여 있으면 우리 외교가 주도적이 되기보다 뒤따라 가기 급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장관을 지낸 그는 “북핵 문제 대처에서 부시 미 행정부가 강성으로 협상을 안하려 할 때 안타까왔다”며 “결국 2007년 1월에서야 북미간 양자 협상이 최초로 허락되고 2.13 합의로 당시 우리 정부가 권고하던 방향으로 돌아왔으나 너무 늦게 정책 전환이 되는 바람에 (미국의) 협상 포지션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 미사일을 쏘려고 하는 것도 미국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경고사격’이라며 “미국은 대국으로서 세계 도처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고 한국은 북한 문제가 가장 급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북한 문제를 푸는 데 한국이 주도적 입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일방주의가 아닌 국제주의 관점에서 동맹과의 협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적 외교를 펼치기에 시기도 적절하다”며 “우리가 나름대로 한반도 미래에 관한 시나리오와 로드맵을 준비, 미국과 상의하고 미국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가는 것을 미국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의 와중에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동아시아로 세계 경제의 중심이 이동하는 판도”라며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가장 핵심 국가는 중국으로서 지난 70년대 닉슨 행정부 이후 초당적으로 펼쳐 온 대중국 포용 정책의 기조가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인데, 국내에서는 ‘친미’니 ‘친중’이니 하는 허상을 좇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북아 지역에서도 미.일.중 3대 초강국간 협력 틀이 한국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진행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평소에 이들 각국과 관계를 잘 다져 놓는 한편 외교의 지평을 과감히 넓혀 글로벌 외교속에서 국제적 공헌을 해야 훗날 북한 문제 해결에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전망에 대해 그는 “한반도 안보의 주도적 역할을 한국이 담당하고 미국은 돕는 역할로 바꾸는 것이 전반적 흐름이며, 그 상징이 2012년 전시작전권 전환”이라며 “미국 대선때 오바마 진영 인사들과 만나 확인한 결과, 민주당측도 2012년 전작권 전환 완료 방침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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