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대북인권결의안 채택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유엔총회의 대북인권결의안이 20일(현지시간) 우리 정부의 기권 속에 제3위원회를 통과했다.

유엔 총회 제3위원회는 이날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제출한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97표, 반대 23표, 기권 60표로 3년 연속 결의안을 채택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투표에서 기권을 선택, 반기문 사무총장의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실시된 지난해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지 1년 만에 다시 기권으로 돌아섰다.

표결에 앞서 정부 당국자는 “남북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기권키로 했다”고 기권 배경을 설명했지만 지난해와 북한 인권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은 가운데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문제에 대해 ‘남북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근거로 입장을 바꾼 데 따른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유엔의 수장으로써 국제사회의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 총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찬성표를 던진 뒤 유엔대사를 통해 정부 입장을 설명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는 기권에 따른 입장설명을 하지 않았다.

표결에 앞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박덕훈 차석대사는 발언을 신청, 인권결의안이 잘못된 정보를 기초로 만들어진 것이며 문제들을 전혀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결의안이 주권국가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거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 대북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데 이어 2004~2005년 유엔 인권위원회 표결과 2005년 유엔 총회 표결에서 내리 기권한 바 있다.

총회 제3위원회를 통과한 대북인권결의안은 다음달 총회 본회의에서 채택 여부가 최종결정되지만 위원회가 192개 회원국들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채택한 것이어서 본회의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총회 차원의 대북인권결의안은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192개 유엔 회원국들의 총의를 모은 것으로, 총회가 북한 인권에 지속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

올해 제3위원회가 채택한 대북인권결의안은 영아살해나 탈북자 처벌 등 증거가 부족한 내용이 빠지기는 했지만 북한인권에 대한 우려와 개선을 촉구한다는 기본 내용에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과 공동선언 및 6자회담의 진전을 환영하고 이를 통해 북한이 인권상황이 개선되길 기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지난 홍수 피해 때 북한 정부가 보여준 신속한 대응과 대외지원에 대한 열린 자세를 평가했으며 납북자 문제에 대해 ‘기존의 채널’ 등을 통한 투명한 방법으로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한 것도 지난해와 다른 부분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