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맴도는 NLL 논란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영토선이냐’는 논란은 결론적으로 원점을 맴도는 소모전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및 공동어로구역 설치를 추진키로 합의한 이후 본격 촉발된 NLL 논란은 지난 1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NLL을 영토선이라고 하는 주장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점을 이뤘다.

NLL 수호 임무를 수행하는 군이 입을 다문 가운데 예비역단체를 중심으로 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군도 자신들의 입장과 무관하게 NLL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그러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지난 11일 “정부내 이견이 없다. 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어 보이는 것 뿐”이라고 했고 다음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NLL은 실질적 해상경계선”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논란은 일단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 NLL 관점 차 선명해져 =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적어도 남측 사회에 NLL이 영토개념인지 아닌지를 둘러싼 관점의 차이가 있음은 분명해 졌다.

1953년 8월 NLL이 설정된 이후 이 수역의 경계를 담당해온 군의 입장에선 ‘영토’개념으로 접근해 대처해왔다. 이런 개념에 의해 작전을 펼쳐온 군은 2002년 서해교전 당시 6명의 장병이 전사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장병들은 NLL을 영해처럼 생각하고 지켜왔으며 현재도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NLL을 ‘영해’ 또는 ‘영토’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장병들에게 어떻게 목숨을 걸고 이를 지켜내야 한다고 정신교육을 시킬 수 있겠느냐는 게 군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대북 협상을 총괄하는 통일부 장관의 입장은 조금 달라보였다.

이 장관이 ‘NLL은 영토개념이 아니다’는 발언으로 계속 논란을 야기해온 가운데 노 대통령은 급기야 ‘영토선 주장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및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합의했고 이번 합의가 `실용적 접근 방법’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 있은 뒤 나온 것이라 특히 주목을 끌었다.

북측이 NLL 무력화를 계속 추구함에 따라 포괄적인 남북관계를 다루면서 NLL 문제에 발목을 잡히지 않고 우회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앞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필경 NLL 문제도 다뤄져야한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이 발언은 갖가지 해석을 낳았다.

결국 청와대와 이 장관이 `NLL은 영토개념이 아니다는 주장도 다른 부처 입장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설명하는 선에서 이 문제는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다.

이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어 보이는 것 뿐”이라며 “실제 존재하는 선이지 않은가. 실제 존재하는 선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했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NLL은 실질적 해상경계선”이라고 분명히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과 통일장관, 국방장관의 NLL에 대한 발언 자체만 가지고 ‘입장차’로 인식하는 것은 억지 해석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NLL을 둘러싼 `영토선’ 개념과 `해상경계선’ 개념 간 차이나 이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과 속도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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